신동빈 롯데 회장이 사업부문장 절반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불황 타개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적 쇄신을 택했다는 평이다.
19일 롯데그룹은 지주를 비롯해 식품·화학·서비스·금융부문 30개 계열사의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변화는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을 이끄는 BU장(사업부문장) 2명이 교체된 것이다. 현재 롯데는 전 계열사를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유통 등 4개로 나누어 각 부문장들이 그룹을 운영하는 형태다.
수장이 교체된 BU는 식품과 화학부문이다. 이재혁 식품BU장과 허수영 화학BU장은 각각 김교현 롯데케미컬 사장과 이영호 롯데푸드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이영호 신임 식품BU장은 1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한 뒤 생산과 영업, 마케팅 등 식음료 전 부문을 두루 거친 ‘통’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맡아 주력인 육가공 뿐만 아니라 가정간편식 부문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았다.
롯데는 이번 식품BU장 교체에 발맞춰 식품부문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식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아이스크림 업체인 하브모어를, 10월에는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을 인수했다. 앞서 롯데는 식품 부문에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김교현 신임 화학BU장은 1976년 호남석유화학(現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롯데대산유화와 케이피케미칼, 롯데케미칼 대표 등을 역임했다. 롯데케미칼 대표 재임 당시 삼성의 유화사 인수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인수 등 굵직한 사업을 담당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함께 그룹 핵심으로 분류돼왔던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물러나게 됐다. 1977년 호텔롯데로 입사해 롯데쇼핑 창립멤버로 롯데 유통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대표를 거쳐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고위 임원들의 인사로 지주사 조직 역시 변화가 있었다. 가치경영실은 경영전략실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HR혁신실의 윤종민 사장이 실장을 맡게 됐다. 경영개선실장에는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부사장)이, HR혁신실장은 정부옥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 계열사들의 최고경영자 교체도 이뤄졌다.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로는 롯데아사히 대표를 지냈던 김태환 해외부문장이 선임됐다. 롯데렌탈 신임 대표는 이훈기 오토렌탈본부장이 맡는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에는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상품, 마케팅, 기획 전문가로 롯데백화점과 롯데정책본부를 거쳐 2016년부터 대홍기획을 이끌어왔다.
대홍기획 신임 대표로는 홍성현 어카운트솔루션 본부장이 선임됐다. 롯데캐피탈 신임 대표에는 고정욱 롯데캐피탈 영업2본부장이 내정됐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임원이 4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임원은 34명이 됐다. 신임 여성임원은 윤정희 롯데첨단소재 마케팅지원팀장, 배현미 호텔롯데 브랜드표준화팀장, 조기영 롯데미래전략연구소 산업전략연구담당, 배선진 롯데정보통신 PMO담당 수석이다. 기존 여성임원 중에서는 진달래 롯데칠성음료 품질안전센터장이 상무보A로 승진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