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의 60개 공시대상기업집단 2083개 소속회사를 대상으로 공정거래법상 3개 공시 의무 이행여부를 점검한 결과 금호아시아나, 한국타이어 등 35개집단 139개 회사가 194건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하고 23억3332만원을 부과했다. 

20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점검 결과 공시항목 별로 대규모 내부거래, 지배구조 현황 등 주요 공시사항에 대한 위반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특히 내부거래 공시 위반의 경우 전체 92건의 위반행위 중 사익편취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규제대상회사와 규제대상 회사의 자회사인 규제사각지대회사 위반이 68건으로 74.7%나 됐다. 

기업집단별로는 금호아시아나가 18건, 54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OCI 18건 2억7100만원, KCC 16건, 4800만원, 한국타이어 13건, 2억7900만원 등이었다. 

금호아시아나의 경우 시장감시를 회피하기 위해 자금대여와 차입시 수차례에 걸쳐 나눠 거래하는 일명 ‘쪼개기’ 거래가 다수 적발됐다. 공시를 하지 않을 경우 회사 위기를 시장에 숨길 수 있고, 공정위 감시망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개발은 금호티앤아이에 2017년 6월 2일부터 13일까지 총 100억원을 공시기준금액(18억2200만원)미만으로 쪼개 6회에 걸쳐 분할·대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모두 자금대여 거래조건과 상환일이 동일하고, 그룹 전체 자금 운용 을 총괄했던 전략경영실이 자금대여를 주도적으로 기획·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호산업 역시 금호고속에 대해 2016년 12월 6일부터 이틀간 총 92억원을 공시기준금액(50억원) 미만으로 2회에 걸쳐 분할·대여했다. 

OCI의 경우 계열사 군장에너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사각지대 회사인 에스엠지에너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원의 주식을 인수했지만 공시를 하지 않았다. 

부영은 규제사각지대회사인 동광주택이 총수(동일인)인 이중근 회장에게 50억8600만원을 대여했지만 공시하지 않았다. 

신세계 계열사 몽클레르신세계는 계열사 신세계와 2017년 4분기에 이뤄질 상품 용역 거래금액을 33억4900만원으로 공시했다. 그러나 실제 거래금액은 이보다 414% 증가했음에도 별도로 변경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익편취 규제대상회사나 규제사각지대회사에서 위반행위가 많이 발생해 집중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면서 “쪼개기 거래 등 새로운 공시의무 회피 행위가 나타나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