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조선·중공업株, 두산·현대 등 각종 악재로 ‘전전긍긍’

우울한 조선·중공업株, 두산·현대 등 각종 악재로 ‘전전긍긍’

기사승인 2018-12-29 04:00:00

국내 상장 조선·중공업 업종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탈환이 유력하다는 소식과 별개로 일부 기업들은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3대 조선·중공업 기업 가운데 하나인 두산중공업은 실적 외에도 주가 하락과 신용도 하향, 재무상황 악화, 대표이사 교체 등의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직원들의 대거 이탈 불구하고 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삼성중공업은 적자손실로 인해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오너 일가의 모럴 헤저드(도덕적해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은 실적 부진과 인력 감축이 여전하지만 박정원 회장의 급여는 늘어났다. 현대중공업도 대표이사 교체와 꾸준한 인력 이탈에도 정몽준 등 오너 일가는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챙기게 됐다.

◇ 두산중공업, 주가·실적·신용등급 하향세 ‘위기’…박지원 회장 급여 상승

두산중공업은 조선·중공업 업황 회복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과 신용등급 부진 등의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주가(12월 28일 종가기준)는 9730원으로 1년 전(1만5350원) 대비 36.61% 하락했다. 이는 조선·중공업주(株) 가운데 가장 하락 폭이 크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3분기(누적 연결기준) 매출 10조7946억원, 영업이익 8785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2048억원, 7265억원) 대비 각각 5.8%, 20.9%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은 수익구조는 악화 및 과중한 차입부담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상태다. 한국신용평가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B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라 사업 수익기반이 약화되고 재무부담이 확대된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한신평 안지은 연구위원은 “두산중공업은 2017년 이후 수주 부진을 겪으면서 매출이 위축되고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성이 좋은 원전 매출의 비중 감소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수익창출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의 우려대로 두산중공업은 현금흐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활동으로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9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의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받은 부채도 늘어나고 있다. 재무활동의 현금흐름은 차입금의 조달, 사채의 발행, 유상증자, 자기주식의 처분 등을 통해 재무활동의 현금유입과 유출을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차입금, 기타금융부채 증가로 3분기 재무활동으로인한 현금흐름이 705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중공업의 장·단기차입금도 증가세다. 올해 3분기 단기차입금은 3조8112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7651억원) 보다 증가했다. 장기차입금도 2조7900억원으로 전년 말(2조620억원) 대비 35.30% 늘어났다.

증권업계에서도 두산중공업의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제시한 두산중공업의 목표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목표주가(12월 27일 종가기준)는 1만3660원으로 1년 전(2만1250원) 대비 35.71% 하락했다. 

2018년 한해 동안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바뀌고 직원 이탈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에서 구조조정을 지휘하던 김명우 대표이사는 이달 초 사임을 발표했다. 대표이사 자리를 맡은 지 9개월 만에 자진사퇴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정지택 전 대표 역시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의를 표했다. 

한 해 동안 약 400여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두산중공업 직원 수는 7284명으로 전년 동기(7673명) 대비 389명이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평균 급여(5100만원)도 전년 동기(5500만원) 대비 감소했다.

반면 두산중공업의 수장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현 ㈜두산 부회장)의 급여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박지원 회장의 급여는 7억7000만원으로 전년 상반기(6억9300만원) 보다 11.11% 증가했다.


◇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에도 영업손실 여전…정몽준 일가 수백억 배당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녹록치 않다. 이 기업의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그동안 업황 불황으로 인해 수많은 인력이 이탈했으나 여전히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업종 자산규모 1위(29조9695억원)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2706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손실도 2062억원에 달했다. 

직원 이탈은 주요 조선·중공업종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3분기 직원 수는 1만4971명으로 전년 동기 직원 수(1만6634명)와 비교해 1663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같은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5년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인력 감축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2900억원 규모의 주주 배당을 결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최대 지분(31.67%)을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주주총회에서 2조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주주 배당을 한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요 주주인 정몽준(25.80%)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5.10%)의 지분을 고려하면 이들이 약 895억원의 배당금을 챙긴다. 

사측은 지난 8월 지주사 체제 완성 당시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노조와 시민사회 등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도 고배당 정책은 오너일가 배불리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 동구를 지역구로 둔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지주는 지금이라고 경영방식을 바꾸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대주주와 경영진만 이익을 보겠다고 하는 기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배당 철회를 요구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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