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 2년 사이 30% 가까이 오르면서 식품·외식업계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전년 대비 10.9% 인상됐다. 이는 2년 전인 2017년 6470원 대비 29.0% 오른 수치다.
여기에 정부가 법정 주휴시간과 수당을 명문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밀어붙이면서 실질적인 인건비 부담은 33% 오르게 됐다.
일주일에 하루 8시간씩 총 40시간을 근무한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월급 기준으로 148만4220원, 근무 시간은 174간이 된다. 여기에 주휴시간이 포함되면 유급휴일 8시간이 반영돼 일주일 근무시간은 48시간이다. 즉 최저임금은 월 계산시간 209시간, 월급 기준 174만5150원이 된다.
급격한 최저임금 증가에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식품·외식업계 역시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원부자재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있는 시장 특성상 줄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해 원유 가격이 ℓ당 4원 오른 926원으로 결정되면서 서울우유는 자사 1ℓ 제품의 가격을 3.6% 인상했다. 남양유업 역시 10월 제품 가격을 4.5% 인상했다. 5년 만의 인상이라며 자사의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3.6% 인상했다.
제과·제빵 등 식품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외식업계는 관련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우유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제품 가격을 이달 1일부터 소비자가격 기준 100원 인상했다. 팔도 역시 지난달부터 컵라면 왕뚜껑의 값을 9.5% 올렸다.
업계 특성상 인건비 영향을 많이 받는 프랜차이즈 역시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는 ‘황금올리브’ 등 일부 치킨 메뉴의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이디야커피도 이달부터 총 70종의 음료 메뉴 가운데 14종의 가격을 평균 10% 가량 인상했다. 떡볶이 무한리필 뷔페 프랜차이즈 두끼 역시 이달 1일자로 가격을 1000원 올렸다.
도미노피자는 피자 메뉴 중 라지 사이즈를 1000원, 미디엄 사이즈를 500원 인상했다.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배달 최소금액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여파를 최소화했다. 미스터피자는 각각 2000원과 3900원으로 배달 최소금액을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여파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재차 큰 폭으로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업체 입장에서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단순히 최저임금 몇백원 오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조·유통·물류 등 전방위적으로 연계되면서 실제 체감 폭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상·하반기로 나누어 올리는 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