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IBK증권, 실적 증가로 CEO 입지 구축…고민거리 해결 골머리

키움·IBK증권, 실적 증가로 CEO 입지 구축…고민거리 해결 골머리

기사승인 2019-01-08 03:00:00

올해 2년차 CEO를 맞이하는 키움증권과 IBK투자증권이 세간의 우려와 달리 실적이 늘어나면서 입지 구축에 성공했다. 

키움증권 이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장수 CEO 권용원 전 사장(現 금융투자협회)의 후임으로 부담이 컸으나 전년 대비 순이익이 30% 이상 증가해 우려를 씻어냈다.  특히 IB부문에서 실적이 지난해 보다 80% 이상 늘어나는 호실적을 거뒀다. 

IBK투자증권 김영규 사장도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임명을 주도한 은행출신이라는 논란이 불거졌으나 실적을 크게 늘리며 기존의 부정적 여론을 불식시켰다. 

다만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키움증권의 경우 IB업무에서 크게 실적을 늘였으나 투자운용에서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또한 브로커리지 부문이 주요 사업이라는 점에서 최근 증시 불황도 불안요소 가운데 하나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IB부문에서 당기손익은 늘어났으나 전체 순수수료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회사 최대주주 기업은행과 함께 투자운용업무 목적으로 한 사모투자펀드(IBK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도 손실을 내고 있다.

◇ 키움증권, 1년 새 IB부문 급성장…투자운용 부진 고민

키움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수익 1조4413억원, 당기순이익 2151억원으로 전년(8277억원, 1654억원) 대비 각각 74.13%, 30.04% 늘어났다.

키움증권의 실적 증가에는 홀세일과 IB(투자은행) 부문에서 괄목한 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3분기 홀세일 부문에서 누적 영업익 197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32억원) 보다 약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 증권업무에서 새 먹거리로 부상한 ‘IB사업 부문’에서도 실적이 급증했다. 3분기 누적 기준 IB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169억원) 보다 86.39% 늘어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IB본부 조직 개편으로 IB사업본부를 기업금융본부, 구조화금융본부로 세분화를 통해 업무영역의 전문성 및 IB사업 강화했다”며 “특히 중소·벤처기업 특화 장점을 살려 IPO(기업공개) 사업을 확장하고 DCM(채권발행) 부문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IPO 실적(코넥스, 스팩 제외) 오스테오닉, 린드먼아시아, 아이큐어, 액트로, 디케이앤디, 싸이토젠, 티앤알바이오팹, 티로보틱스 등 8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IPO 주관실적 금액은 2059억원으로 전년(717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어 채권발행(DCM) 부문에서 대표주관으로 거래된 딜은 43건이며 주관금액은 약 3조254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투자운용에서 실적은 급감했다. 지난해 투자운용 부문에서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같은 분기(597억원) 대비 78.72% 감소했다. 게다가 증시 불황으로 인해 브로커리지 부문이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

◇ IBK證, 은행 출신 우려 불식…기업은행 공동 지분 보유 사모펀드 부진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실적 증가로 인해 김영규 사장의 입지는 보다 넓어졌다. 김영규 사장은 지난 2017년 말 취임 당시 비(非)증권 은행 출신이라는 지적이 불거졌다. 당시 금융권에서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주도한 인사라는 얘기도 나왔다. 또한 취임 이후 채용비리 논란 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에서 전년 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안정감을 찾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IBK투자증권은 영업수익 8670억원, 당기순이익 477억원을 내면서 전년 동기(6963억원, 280억원) 대비 각각 24.51%, 70.35% 늘어났다. 

사업 부문별로 고른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자산관리(WM) 부문은 수수료수익 433억원과 이자수익 116억원을 거두며 총영업수익(555억원)과 세전순이익(125억원)이 전년 분기(392억원, 37억원) 대비 각각 41.58%, 237.83% 증가했다. 

IB부문에서 영업수익과 세전당기손익은 190억원, 89억원으로 전년(153억원, 35억원) 대비 증가했다. 다만 전체 수수료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약 91억원으로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도 4억7571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8억3690만원) 대비 43.15% 줄어들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는 IB부문 조직 개편에 따른 영향(실적 변화)인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배주주 기업은행과 함께 지분을 갖고 있는 사모투자펀드 일부도 손실을 냈다. IBK투자증권이 20% 지분을 보유한 ‘아이비케이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전문회사’는 현재 장부가액이 23억4247만원으로 취득가액(33억8322만원) 대비 30.76% 줄어들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이 기업에 대한 5억2444만원에 달하는 손실(지분법 손익 기준)을 냈다. 해당 사모펀드는 기업은행(99.77%)도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3분기 22억9100만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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