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직원이 나서 만든 함안여중 ‘평화의 소녀상’…국내 112번째

학생‧교직원이 나서 만든 함안여중 ‘평화의 소녀상’…국내 112번째

기사승인 2019-01-07 18:07:04



7일 오전 11시. 전교생 264명인 경남 함안군에 있는 함안여중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높이 120㎝의 이 소녀상은 우리나라에서 112번째로 만들어진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는 동상으로, 함안지역에서는 처음 세워진 것이다.

또 올해 들어 처음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기도 하다.

특히 이 소녀상을 세우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만든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이 소녀상 건립은 지난해 8월 학생 대의원 35명으로 구성된 이 학교 학생자치위원회가 ‘평화의 소녀상’을 짓자고 제안하면서 공론화됐다.

아픈 역사를 바로 알리고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자는 뜻에서였다.

이 학생들의 담당을 맡은 김두은 교사(도덕)도 학생들의 뜻을 존중하며 의미 있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의 이런 희망사항을 김민주 교장에게 보고했다.

김민주 교장도 흔쾌히 동참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면서 이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남은 문제는 소녀상 제작비용이었다.

보통 소녀상 하나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수천만원가량이 들어간다.



학생들은 우선 교직원과 전교생을 대상으로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또 위안부 소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 배지를 600개 만들어 팔기로 했다.

프로젝트 추진 취지에 모두 공감하면서 성금과 배지 판매도 순조로웠다.

이 과정에서 주물업체 대표와 홍익대 조소과 학생들도 도와줬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김 교사가 주물업체를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경기도의 한 주물업체에 연락했다.

이 업체 대표에게 ‘평화의 소녀상’ 제작 목적 등을 이야기하자 학생들이 좋은 일을 한다면서 마진 없이 재료비와 인건비만 받겠다고 했다.

소녀상 모형 제작도 김 교사가 홍익대 조소과 학생들에게 의뢰해서 비용을 많이 절약해 3분의1 정도 비용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만들 수 있었다.

김두은 교사는 “학생들이 먼저 나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고 하면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자고 해 기특했다”고 회상했다.

김 교사는 “소녀상 건립을 적극 추진한 3학년 학생들의 졸업식이 내일(8일) 열리는데, 정말 의미 있는 졸업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자체적으로 나서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역사 알리기 캠페인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져 아주 뜻 깊고, 전국적으로도 학생들의 역사 의식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함안=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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