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가 특수시책 사업으로 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육군수도군단 부지에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지역 체육동호인들 사이에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도군단에 체육시설이 조성되더라도 도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고, 군 특성상 보안 및 훈련 등의 이유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직장인들 중심의 동호인들이 야간에 시설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2017년 조성된 수도군단 입구의 비산체육공원의 경우 평일 주간에는 비어 있다시피한데 굳이 야간에 쓸 수 없는 체육시설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양 기관이 협약한 내용에 "군 작전 및 보안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개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용시간도 평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지만 평일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수요일은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말은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도군단이 이용해야 하기에 시민들의 사용을 제한한다고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을 이용하려면 시설 관리주체인 안양시에 사용신청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며, 시는 접수된 명단을 수도군단에 통보하고, 수도군단은 이용자들의 개개인의 신원을 확인하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일반 시민들이 걷기 운동을 위해 트랙 사용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한 축구동호인은 "우리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 야간이나 주말에 이용해야 하는데 야간에 쓸 수 없으며, 평일과 주말에도 시간제한을 두고, 신청과 시설 출입도 자유스럽지 못한 곳에 안양시가 무슨 이유에서 막대한 혈세까지 들여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인근 비산체육공원도 야간과 주말을 제외하면 텅 비어 있는 실정인데 굳이 출입과 이용이 까다로운 수도군단 내에 거금을 들여 체육시설을 조성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안양시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안양시 관계자는 "체육시설 이용에 불편한 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실시설계 용역 등의 과정을 거치며 미비한 점은 수도군단과 협의해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양시와 수도군단은 지난 4일 업무협약을 맺어 안양시는 1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0년까지 수도군단 영내에 축구장 및 족구장, 풋살장, 육상트랙, 화장실, 주차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안양=최휘경 기자 sweetcho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