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10분씩 '여유'.. 화장대도 ‘미니멀리즘’

아침마다 10분씩 '여유'.. 화장대도 ‘미니멀리즘’

복잡한 화장 단계 줄이고 꼭 필요한 제품만...화장품 업계도 속속 멀티제품 출시

기사승인 2019-01-19 03:00:00

단순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트렌드가 화장대로 번지고 있다. 꼭 필요한 물건만 적게 소유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라이프스타일이 패션, 인테리어 등에 이어 뷰티 라이프에도 변화를 주고 있는 것.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성능에 있어서는 여러 제품을 사용한 것 못지않은 멀티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 화장품 개수 줄이기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의 핵심은 ‘줄이기’다. 자발적으로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과 등을 줄여 본인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특징.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서 생활을 단순화시키면 마음과 생각이 정리돼 오히려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관점이다. 이를 통해 남은 시간을 더 중요한일에 집중하거나 휴식에 활용할 수도 있다.

최근 화장대 ‘미니멀리즘’을 적극 실천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대개 클렌징부터 스킨케어, 메이크업까지 복잡한 단계를 줄이거나 건너뛰는 것부터 시작된다. 

전라도 목포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29)는 "작년부터 삶의 모토가 미니멀리즘으로 바뀌었다. 화장품도 색조는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사고 기초는 올인원 제품에 크림만 더해서 쓴다"고 했다. 그는 "화장품을 줄이니 화장대도 정리가 되고 아침에 외출준비 시간도 10분 정도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화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김모씨(26)는 "화장품을 줄이고 피부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부러 줄인 것은 아니고 기초제품을 다 쓰고 구매할 시기를 놓쳐서 몇몇 제품을 건너뛰었는데 오히려 피부가 나아졌다"며 "화장품 여러 종류를 덧바르면 끈적이고 여름에는 흘러내리기도 하는데 아예 적게 바르니 그런 불편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복잡한 단계를 간소화하거나 여러 기능을 하나로 합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파머시의 ‘그린 클린’은 클렌징 오일과 폼, 토너의 세 가지 단계를 하나로 줄인 제품이다. 이중 세안 없이도 잔여물이 남지 않는 세정력과 산뜻한 마무리감으로 토너 단계까지 생략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과거 닦토(닦아내는 토너), 챱토(챱챱 두드려 보습을 주는 토너), 7·3 스킨법(7번, 3번씩 스킨을 덧바르는 방법) 등 피부 보습을 위해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다양한 스킨·토너 활용법들이 유행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하나의 스킨으로 여러 보습 단계를 건너뛸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 라네즈의 ‘크림 스킨’은 높은 보습력의 크림을 스킨에 녹여 스킨 하나만으로도 기초 단계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크림의 보습력을 스킨에 담아 산뜻하고 흡수력이 높은 것이 특징. 화장솜에 적셔 시트 마스크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미스트, 큐티클 케어, 바디 케어 등 얼굴 외에도 보습이 필요한 모든 부위에 활용할 수 있다. 

메이크업에서도 단계를 줄이는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조성아 뷰티의 ‘캡처 섀도우’가 그 중 하나다. 섀도우 옆에 함께 구성된 ‘매직 반달 팁대’가 인위적인 경계를 줄여줄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컷팅돼 두 색상의 아이섀도우를 경계 없이 한 번에 바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베이스 섀도우를 먼저 바르고, 포인트 섀도우를 덧바르는 번거로움 없이 단 3초 만에 그라데이션 효과의 아이메이크업을 연출할 수 있다.  

◇ 화장품 줄이고 피부 건강 챙기기  

기존에 여러 가지 화장품을 한꺼번에 사용했었다면 화장품 개수를 줄여보는 것이 어떨까. 여러 종류의 화장품을 덧바르게 되면 자칫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피부에 과도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꼭 필요한 제품을 적당량 사용하는 것이 피부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한다.

이상준 피부과 전문의(아름다운나라 피부과)는 "화장품은 가능한 한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진료실에서도 접촉피부염, 자극으로 인한 트러블 등 과도한 화장품 사용으로 부작용을 경험한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지성이나 피부트러블이 있는 분들은  화장품 사용을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피부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다만 무작정 사용하지 않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건조한 겨울철에 보습단계를 건너뛰거나, 자외선이 많은 낮 시간에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

이 전문의는 "피부는 일정상태를 유지하는 항상성이 있어 유수분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한다. 이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있어 보습단계가 중요하다"며 "또 자외선 노출은 피부를 손상시키므로 피부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 클렌징을 꼼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이가 피부에 자극을 주기도 한다.  때문에 찬바람에 유의하는 것도 피부건강을 지키는 팁이다. 이 전문의는 "급격한 온도차이는 피부에 안 좋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외출 시 머플러를 단단하게 매는 등 보온에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니멀리즘 열풍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단계를 줄여가는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면서 예전에 7가지 화장품을 썼다면 지금은 3개 제품으로 끝내는 분들이 많아졌다. 또 올인원 제품이 기존 남성화장품에 많았다면, 최근 들어 여성화장품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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