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일대를 중심으로 그동안 저평가 받아왔던 서울 동북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동부권 지역은 뚜렷한 개발 호재가 없어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곳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게다가 집창촌이나 다가구 연립주택이 많아 재건축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면목선 개통(예정), 잇따른 도시정비사업 등의 호재로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청량리, 대규모 재개발 계획…롯데·한양 올해 분양 예정
한때 집창촌 지역으로 불린 청량리 일대가 재개발로 새롭게 탈바꿈된다. 청량리는 집창촌 이미지로 인해 저평가돼 온 곳이다. 최근 롯데건설이 이 지역 일대에 대규모 주상복합을 건설을 맡으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롯데건설은 청량리4구역 재개발 사업에 시공사로 선정돼 올해 주상복합단지(총 1425가구, 일반분양 1263가구)를 분양한다. 이어 7구역도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이 지역 일대가 대규모 복합시설로 바뀐다.
주상복합 건설로 인해 성매매집결지 일부 구역의 도로도 확장된다. 도로가 확장되면 답십리길~롯데백화점 구간 도로가 8미터에서 32미터로 넓어진다.
청량리역은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을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통팔달’ 입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 GTX C노선 사업이 지난해 확정됐다. 이어 B노선도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중이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청량리 일대는 GTX와 같은 교통 호재로 주목받는 곳”이라며 “또한 분당선 환승역도 개통된다는 점에서 호재”라고 설명했다.
건설사 한양도 청량리 동부청과시장에 총 1152가구 규모(단일평형)의 ‘마천루 주상복합’(가칭 청량리 한양수자인)에 대한 시공을 맡았다. 동부청과시장 재개발의 시행사는 보성산업개발이다. 청량리 동부청과시장 도시정비사업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금융위기 등으로 지연돼 왔다. 이후 2015년 한양이 시공자로 선정된 후 사업이 재정비됐으며 2017년 관리처분인가가 났고, 2018년 5월 동부청과시장의 이주가 완료됐다.
이같은 호재로 지역 내 시세도 크게 오르고 있다. 청량리동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분위기가 좋았는데 최근 GTX 개발 가속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한층 뜨거워졌다”고 강조했다.
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크레시티(2013년 준공)는 1년 만에 집값이 약 2억원 이상 올랐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올해 1월 평균 시세는 8억9000만원으로 1년 전(6억7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이 오른 것.
또한 전농동과 답십리로 이어지는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전망이다. 청량리역 인근 동대문구 전농9구역도 10년 이상 답보 상태였으나 지난해부터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낙후된 곳에 많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청량리 일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 주변은 재래시장으로 둘러싸여 있다. 또한 학교도 주변 지역과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 저평가된 중랑구, 재개발 사업 및 면목선 개통 호재로 관심
서울시 중랑구도 주택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중랑구는 신내동을 제외하고 다세대·다가구 연립주택 및 단독주택이 밀집된 곳이어서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된 곳이다.
중랑구는 10여년 전만해도 뉴타운이라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 추진됐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이 무산됐다. 지역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중랑구는 대체로 연령층이 높은 세대들이 많아 재개발·재건축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몇해 전부터 중랑구 사가정 일대 주변으로 재개발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다. 2017년부터 현대산업개발, 한양, 라온건설이 재개발 아파트를 공급했고, 쌍용건설도 용마산역 역세권 단지를 분양한 바 있다.
이밖에 상봉7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도 사업승인인가를 받았다. 상봉터미널 주변으로 고층 3개동 주상복합빌딩 건설도 호재로 꼽힌다.
중랑구는 지하철 7호선이 있어 강남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신내역과 청량리역을 잇는 면목선이 개통되면 보다 수월한 교통 환경을 가질 수 있게 된다.
2015년 이후 입주한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시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용마산하늘역(코오롱글로벌)의 현재 평균 시세(매매가격)는 5억1250만원으로 1년 전 대비(4억7000만원) 4000만원 오른 상태다.
다만 곧바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낙후된 시설 재정비와 교육 인프라 부족은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