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은 어떻게 영화 같은 드라마가 됐나

‘킹덤’은 어떻게 영화 같은 드라마가 됐나

‘킹덤’은 어떻게 영화 같은 드라마가 됐나

기사승인 2019-01-21 13:15:42


오래도 걸렸다. 넷플릭스 ‘킹덤’이 드디어 공개된다.

작품 구상부터 제작, 공개까지 걸린 시간만 거의 8년이다. 김은희 작가가 ‘킹덤’을 구상하기 시작한 건 2011년.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충격적인 소재와 설정 때문에 국내 드라마로 만들어지진 못했다. 대신 직접 스토리를 쓴 웹툰 ‘신의 나라’로 2014년 발표됐다. 글로벌 동영상 기업인 넷플릭스가 ‘킹덤’ 제작의 가능성을 열었다. 2017년 초 계약을 맺고 같은 해 10월 촬영에 들어갔다.

‘킹덤’은 드라마와 영화의 중간에 있다. 6부작은 드라마로 보기엔 짧고 영화로 보기엔 길다. 후반 작업도 1년 가까이 됐다. 사전제작 드라마가 국내에서도 보편화되어 있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배우와 감독도 ‘킹덤’을 영화에 비유했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넷플릭스 라인업 행사에서 김성훈 감독은 “드라마 연출은 처음”이라며 “영화 세 편을 찍는다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킹덤’은 그렇게 가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했다”고 덧붙였다. 류승룡도 “힘든 한국영화 세 편을 찍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같은 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엔 넷플릭스가 있다. 조선시대에 좀비가 탄생하는 배경과 잔혹한 비주얼은 기존 드라마에선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수위가 높다. 이처럼 넉넉한 제작 기간과 예산을 부여받는 경우도 드물다. 외국계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킹덤’은 한국에서 제작한 첫 번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한국 뿐 아니라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12개 언어로 번역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21일 오전 서울 봉은사로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킹덤’ 제작발표회에서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첫 발 디디는 중요한 순간, 저희가 선택됐다”며 “유추해보면 ‘킹덤’은 가장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이야기인데 외피는 서구에서 나온 좀비 장르다. 그렇게 융합된 것이 넷플릭스에게 낯설면서도 익숙한 것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다른 문화권 시청자들을 의식하진 않았다. 김성훈 감독은 “다른 문화권에서 ‘킹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우리가 해왔던 방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다른 문화권 시청자들이 낯설어할 부분들을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센스8’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를 경험해본 배두나 역시 “연기자 입장에선 성실하게 할 뿐”이라며 “다르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표현에 있어서 심의에 걸릴까봐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건 편했다. 한국영화를 만드는 느낌으로 찍었다”고 했다.

자유롭게 찍었다고 편한 건 아니다. 예고편을 보면 수많은 좀비와 배우들이 뒤엉켜 몸을 던지며 연기하는 장면들이 눈에 띈다. 겨울의 추위가 느껴지기도 한다.

주지훈은 “좋은 환경이었음에도 극 자체가 와일드하고 스펙터클했다”며 “어떤 곳은 촬영하기 위해 지게에 장비를 지고 한 시간을 등산해서 찍었다. 말 타는 모습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왕복 7시간 달려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배두나는 좀비 연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배두나는 “‘킹덤’이 만들어지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우신 분은 40여명의 좀비 연기자들”이라며 “좀비 가족만큼 고생하신 분들이 있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분들은 렌즈를 끼고 분장하고 추운데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엄청난 연기력과 신체조건도 필요하다. 놀라울 정도였다. 실제로 정말 무서웠다”고 덧붙였다.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주지훈)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6부작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오는 25일 오후 5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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