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글로벌 선진은행’을 지향하는 한국은행이 정작 국민과의 소통은 무관심해 보인다. 한은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가 재구실을 못하고 있어서다. 채널은 다양한데 특색이 없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은도 사태를 인정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 등 5개 채널…용도는 한 가지
한은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플리커, 카카오스토리 등 5개 SNS채널을 가지고 있다. 모두 2013년~2014년에 개설됐다. 이 중에서 유튜브를 가장 먼저 개설했다. 한은 커뮤니케이션국 뉴미디어팀이 채널들을 관리한다.
채널은 다양하지만 용도는 보도자료나 행사 알림이 전부다.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금요강좌 소식이나 보도자료를 안내하고 있다. 게시물은 사진이 대부분이다. 동영상은 6건이다. 한은 홍보영상은 3년 전에 올라왔다. 그렇다보니 옛 통화정책 운용방침을 그대로 소개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1만400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가장 최근 영상도 2년 만에 올라왔다. 동전사용을 권장하는 UCC(사용자 창작 콘텐츠)인데 이 또한 한은이 유통사와 진행 중인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과 어울리지 않는다.
트위터와 카카오스토리도 동일하게 쓰인다. 팔로워는 각각 1400여명, 8300여명이다. 유튜브에 접속하면 기존 홍보영상이 메인에 뜬다. 통화정책·보도자료 설명회·세미나·경제교육 등 영상을 주제별로 묶었다. 유튜브 구독자는 1만3600여명이다. 한은이 2014년에 개설한 온라인 사진공유 커뮤니티 플리커는 지난해 주요 사진 모음을 끝으로 활동이 중지됐다. 팔로워는 14명이다. 팔로우는 4명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는 “타국 중앙은행도 마찬가지인데 보도자료를 구독자들이 보기 편하게 약간 편집해서 올리는 수준”이라며 “(홍보영상은) 만든 지 꽤 됐는데 금통위원 등 그간 바뀐 부분을 수정한 게 올라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나 기획재정부와 달리 일반인들을 위한 실생활 내용이 적다”며 “이용자는 많은데 피드백이 적어서 활성화됐다고 표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어려움 많다…차별화 위해 6개월째 고민 중”
SNS 채널은 여러 가지인데 마치 한 개를 돌려쓰는 꼴이 되자 한은도 고민에 빠졌다. 실효성을 우선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홍보 효과를 감안한다면 당장 그만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보도자료 등 콘텐츠는 주기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해도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참신성’이다.
한은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어느 정도 나와서 게시물 게재 텀(기간)이 길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내용이 얼마나 참신하느냐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점은 잘 알고 있지만 SNS환경도 많이 달라져서 방법이 딱히 없다”며 “(활성화 방안을) 6개월 넘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도 나름 속사정은 있다. 업무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 해당 부서는 SNS 외에 홈페이지 관리는 물론 정기 간행물 발행에 사진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