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된 이강인의 1000억대 바이아웃

족쇄가 된 이강인의 1000억대 바이아웃

족쇄가 된 이강인의 1000억대 바이아웃

기사승인 2019-02-12 18:09:16

‘한국 축구의 유망주’ 이강인(18‧발렌시아)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발렌시아가 이강인의 1군 경기 투입을 주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31일 이강인과 1군 정식 계약을 맺었다. 이와 함께 바이아웃(최소 이적료)을 8000만 유로(약 1023억원)로 책정하며 타 구단의 관심을 차단하려 애썼다.

이로 인해 당초 이강인이 1군에서 더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발렌시아는 별안간 태도를 바꿨다. 이강인은 계약 후 치러진 3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발렌시아는 최근 에이스 곤살로 게데스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게데스는 측면 미드필로 뛰는데, 이는 이강인이 발렌시아 내에서 주로 소화하는 포지션과 동일하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게데스가 부상에서 회복했고 부상 선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강인이 꾸준히 활약하기는 어렵다”며 이강인을 기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등번호 16번을 부여 받으며 1군 선수로 분류 된 이강인이 2군 경기에 뛸 가능성은 적다. 현재 팀 상황대로라면 잔여 시즌을 험난하게 보낼 것이 유력하다.

발렌시아의 애정, 이강인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졌던 1000억대의 바이아웃은 오히려 족쇄가 됐다. 이적이 힘들어져 꼼짝없이 벤치에서 시간만 허비할 위기에 처했다.

이는 1년 전 발렌시아의 유망주 페란 토레스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다. 그는 1군 계약을 맺고도 팀 사정상 기회를 얻지 못해 성장이 정체됐다. 

이강인 역시 토레스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행히 이강인 측은 발 빠르게 대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강인은 발렌시아에 공식적으로 임대를 요청했다. 출전 기회를 얻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주 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훈련도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다. 

타 팀으로의 임대는 지금 상황에서 이강인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임대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스페인 RAC1, COM Radio 등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그나시 살라프랑카 기자는 “이강인이 여름에 임대를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발렌시아 측은 이강인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임대를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르셀리노 감독과 단장 모두 이강인이 다른 팀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가지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호세 알론소 기자 역시 ’LaotraLiga’를 통해 “이강인이 여름에 임대로 발렌시아를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물론 반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강인은 15일 열리는 셀틱과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에 나설 25인의 명단에 포함된 상태다. 짧은 출전 시간 속에도 지속적으로 번뜩임을 보여준다면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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