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불법으로 고용한 필리핀 출신 가사 도우미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지난 18일 JTBC 뉴스룸에서는 지난 2015년 초 이명희 전 이사장의 자택에서 일했던 필리핀 가사도우미 A 씨가 직접 녹음한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이명희 전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필리핀 가사 도우미 A씨가 자신의 옷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침없는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이사장으로 추정하는 이는 필리핀 도우미를 향해 “내가 나가기 전에 가져와야지. 간단하지 않아?”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어 “너를 죽일 거야. XXX아. 그러면 내가 뭘 해야겠어”, “죽여버릴 거야. 거지 같은 X. 이런 X가 다 있어 그냥. 죽어, 이 거지 같은 X들아” 등의 폭언을 이어나갔다.
대화를 녹음한 필리핀 가사도우미 A씨는 지인들에게 대사관에 신고하고 싶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이사장 측은 “이 씨가 순간적으로 화를 못 이기는 경우가 있다. 평소에는 가정부들을 아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전 이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위장 취업시킨 뒤 가사도우미 일을 시키는 등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져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이사장은 오는 관련 혐의에 대해 3월부터 정식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