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때문에 카드업계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94억원으로, 2016년 9138억원보다 43.2% 감소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4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억원 감소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1800억 손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발생했다"며 "이는 조달금리 인상, 총량규제로 자산을 늘리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폭은 139억원"이라며 "반면 영업력이 늘어서 선방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카드는 오토금융 특히 할부금융과 리스사업 등으로 인해 영업자산이 11% 성장했다.
KB국민, 우리카드는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4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받은 국민행복기금 사후정산금 37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이를 제외하면 오히려 실적이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지난해 출시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카드의 정석이 2018년에 히트하면서 카드매출이 늘어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의 정석은 지난달 말 기준 240만장 판매됐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받은 국민행복기금 사후정산금도 약 100억원 정도 반영됐다.
하나카드 1Q카드 시리즈가 3년동안 560만장 판매됐다. 이로 인해 매출이 늘어났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수수료는 인하됐지만 박리다매 효과로 인해 매출이 늘면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났다"며 "광고 및 마케팅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모집인을 통한 카드발급 보다 온라인 전용 발급 상품이 많이 늘었다"며 "일회성 요인 없이 영업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카드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전반적인 실적이 악화됐지만 대체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엔 카드업계 실적 하락세가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 카드수수료 개편으로 우대수수료 구간이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됐다"며 "이로인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대폭 낮아진 반면 카드사들은 그만큼 더욱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간 카드사 손실이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어 "올해는 업계가 걱정했던 수수료 규제 영향들이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