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D-5, 당권주자 3인 3색 승부수와 리스크

한국당 전대 D-5, 당권주자 3인 3색 승부수와 리스크

기사승인 2019-02-22 04:00:00

오는 27일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에 출마한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쿠키뉴스에서는 한국당 당권 주자들의 강점과 약점 등을 경영전략수립기법 중 하나인 ‘SWOT 분석법’을 이용해 살펴봤다. SWOT 분석법은 기업의 내·외부 환경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이다.

◇ 강력한 보수의 품격 황교안, ‘대세론’ 이어갈까 

황교안 후보의 강점은 공안 검사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다. 황 후보는 검사 시절 헌법재판소로부터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끌어 내며 강력한 보수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대통령 권한대행 등 행정관료 직을 역임하며 행정관료로서의 성실한 면모를 보여줬다.

황 후보가 현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앞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고건 전 총리 역시 성실하고 참신한 이미지로 단숨에 주목받았지만 정치권의 진입 장벽을 넘진 못했다. 정치신인인 황 후보가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과 겹치는 전당대회 일정은 황 후보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황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지지율 2등 이하의 후보는 실제 지지율이 아닌 인지도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 투표율도 떨어지고 후보 개인에 대한 주목도도 낮아진다”며 지지율 선두 후보의 유리한 상황을 예측했다.

다만 최근 덧씌워진 배박(배신한 친박) 이미지는 ‘황교안 대세론’을 꺾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황 후보가) 전직 대통령 예우를 해달라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을 묵살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황 후보의 면회를 거절했다”는 내용을 전한 바 있다.

◇ 유일한 비박 후보 오세훈, 친박 사이서 반사이익 가져가나

오세훈 후보는 한국당 내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 박근혜 정부의 이미지를 탈피해 중도보수로의 확장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오 후보는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특별 출연해 친근하고 가정적인 이미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또 출마선언식을 기점으로 한국당의 ‘박근혜 정부 극복’을 주장하며 타 후보와의 차별성을 보인 바 있다.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찬반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던 전력은 오 후보의 정치적 흠결이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 주민투표를 해 패배할 경우 서울시장 사퇴를 약속했다. 투표수 부족으로 투표가 무산되자 이틀 후 시장직을 내려놨다. 빈자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박원순 시장이 차지하게 됐다.

오 후보가 가진 기회 요인은 그가 유일한 개혁보수 성향의 비박계 후보라는 점이다. 친박계 후보들 사이에서 표가 나뉘면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 오 후보가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오 후보의 ‘비박’ 이미지는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크다. 최근 한국당이 극우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 수를 가늠하기 어렵기 떄문이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홍준표 전 대표, 김성태 의원의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 김진태의 ‘태극기 팬덤’, 결과 뒤집을까

김진태 후보는 출마선언식에서 “촛불에 놀라 다들 도망갈 때 누가 당을 지켰나”라며 자신을 ‘의리의 아이콘’으로 소개했다. 탄핵 정국으로 새누리당(현 한국당)이 혼란을 겪을 때 당을 탈당했던 오 후보, 말을 아꼈던 황 후보를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혼란 정국에도 당을 지키며 우파의 아이돌로 떠올랐다.

고정 지지층(태극기부대)의 뜻에만 부응하는 김 후보의 태도는 약점이 될 수 있다. 계파를 넘어 당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1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58%가 한국당이 ‘태극기부대’와 단절해야 한다고 답했다. 차기 총선 성공을 위해 고려돼야 할 결과다.

다만 확실한 고정 지지층은 김 후보의 기회 요인이 된다. 이번 전대를 위해 8000여 명의 태극기부대 출신이 한국당에 입당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태극기부대의 결집력이 높은 만큼 투표율에 따라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후보를 둘러싼 ‘5·18 폄훼’ 논란은 그의 의원직마저 뒤흔들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김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공청회의 주최자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현재 한국당 윤리위,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이 회부된 상태다. 전당대회 이후 당내 징계 처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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