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호텔발코니 서 있어도 ‘공연음란죄’

알몸으로 호텔발코니 서 있어도 ‘공연음란죄’

기사승인 2019-02-24 11:25:15

부산의 한 호텔 발코니에서 나체로 3~4분간 서있었던 남성이 2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3부(문춘언 부장판사)가 대낮 호텔 발코니에서 나체로 서 있었던 A(36)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벌금 5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9월 11일 호텔 6층에 투숙했고, 다음날 정오경 야외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서 중요부위조차 가리지 않은 채 서 있었고, 이를 목격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며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당시 검찰은 “호켈 발코니에서 벌거벗은 채 음란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A씨를 기소했고, 1심은 “목격자가 A를 보고 당황한 나머지 음란행위를 했다고 오인했을 수 있고, 퇴실하려고 짐을 싸는 아내 바로 옆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것이 경험칙상 이해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A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볼 수 있는 호텔 발코니에 나체 상태로 서 있는 것 자체가 음란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음란행위는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 의도를 표출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A씨의) 행위는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음란행위에 해당한다”고 검찰의 손을 들었다.

아울러 “A씨는 발코니가 외부에서 관찰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점, 나체 상태에서 중요 부위를 가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타인에게 불쾌감과 수치심을 줄 수 있음을 인식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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