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중흥건설이 공사한 전국 곳곳 아파트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돌다리도 두드려보라’는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돌다리 경영론’과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는 이달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흥건설이 시공해 지난 2016년 입주한 순천 신대지구 아파트 공사를 보면, 부실공사로 인해 18만건에 이르는 하자가 접수됐으며, 지난해에는 아파트 배관에서 망간과 철이 검출되어 문제가 된바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의당은 “지난 2017년 크게 문제가 되었던 부영의 경우만 보더라도 당시 국토교통부를 통해 시행·시공중인 12곳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164건의 지적사항을 적발된 바 있다”며 “중흥건설은 부영만큼이나 부실시공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라고 질타했다.
정의당은 “특히 부산 명지신도시는 아파트에 방수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살수테스트’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한 바 있고 바닥균형이 맞지 않고 창호 틈이 5cm 가량 벌어진 곳도 발견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주예정자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하자진단업체를 통해 정밀진단을 통해 설계변경시공과 설계누락시공이 각각 18억, 12억에 달하는 규모였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부산과 청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부실시공은 중흥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해당 아파트의 사용승인 권한을 지닌 관청 또한 관리감독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과 입주자들에 따르면 실제 부산과 청주의 입주예정자들은 사용승인전 부산경제자유구역청과 청주시청에 하자부실공사에 대해 제보했고 현장 점검을 비롯한 엄격한 준공검사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관청들은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감리업체의 ‘감리보고서’만 보고 사용승인을 내주었다고 한다. 이에 정의당은 “수많은 부실시공을 제보받았음에도 이를 묵과한 것은 정상적인 건축행정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흥건설은 전남지역의 향토기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중견건설사로 크게 성장한 기업이다. 특히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흥건설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호남 지역 건설사들 역시 김대중 정부 이후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중흥건설은 1999년 매출 456억원에서 2000년 매출 864억원으로 1년 만에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2001년에 매출 1142억원을 기록했다. 15년이 지난 2015년 5172억원을 기록함으로써 약 10배 이상 덩치를 키웠다.
흑역사도 존재한다. 지난 몇 년 사이 이 기업은 탈세와 비자금 조성, 하도급 대금 미지급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도 함께 겪었다. 실제 지난 2016년 광주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중흥건설의 비자금 조성을 둘러싼 탈세혐의에 대한 심층세무조사를 벌여 300억 원대의 세금을 징수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