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지난해 말 대비 오름세를 보이면서 주춤했던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오르고 있으나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중공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선업종 내 일부 종목의 실적 부진, 유상증자 및 M&A(인수합병) 이슈 등이 원인 것으로 분석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피 200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있는 ETF ‘코덱스(KODEX)200’, ‘타이거(TIGER)200’ 등은 각각 3.99%, 4.03%(3개월 기준) 수익률을 냈다. 지수 흐름 보다 약 2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코덱스 레버리지’는 약 6.90%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 ETF의 수익률 상승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8일 기준 21377.44p로 3개월 전(2052.97p) 대비 4.11% 올랐다. 코스닥도 3개월 전 보다 7.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중공업(조선업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둔 ETF는 마이너스(-) 7%가 넘는 손실을 냈다.
조선·중공업종을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ETF) ‘KB스타(STAR) 200중공업’ ‘TIGER 200 중공업’는 각각 7.19% 손실(3월 11일 기준)을 낸 상태다.
중공업ETF는 비율 구성은 다르지만 종목 구성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스타 200중공업’에 구성된 주요 종목은 현대중공업(20.4%), 삼성중공업(19.50%), 현대중공업주(15.67%), 현대엘리베이(8.66%), 두산밥캣(7.44%), 대우조선해양(7.18%) 등이다. ‘타이거 200 중공업’은 현대중공업(20.18%), 삼성중공업(19.53%), 현대중공업지주(15.62%), 현대엘리베이(8.60%), 대우조선해양(7.19%), 두산밥캣(7.15%) 등이 주요 종목으로 구성됐다.
현재 두 펀드에 구성된 주요 종목 가운데 삼성중공업을 제외하고 모두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삼성중공업의 주가(이달 11일 종가기준)는 8940원으로 3개월 전(7400원) 대비 20.81% 올랐다. 이에반해 두산밥캣(-3.86%), 현대중공업(-5.63%), 현대중공업지주(-11.16%), 대우조선해양(-13.62%), 현대엘리베이(-17.22%) 등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선·중공업종 내 종목 간 주가 희비에 대해 삼성중공업의 1분기 전망 실적 증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간 M&A 이슈 등을 꼽았다.
NH투자증권 최진명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신규 해양플랜트 제작 본격화와 기존 해양플랜트 공정촉진에 따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612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8.20%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영업적자도 430억원으로 지난 분기(1340억원)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증권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대해 “기본적으로 두 회사 모두 상장사인 만큼 유상증자 과정에서 희석 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며 “주가에는 단기 악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중공업 관련 종목이 아니지만 현대엘리베이의 주가 하락은 북미회담 합의 결렬에 따른 쇼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는 대북 7대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현대아산의 지분율 70% 보유로 대북 대장주 역할. 그동안 본업보다 대북 이슈가 부각됐다. 빅 이벤트 완료 및 성과 부진으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며 종전 목표주가(12만5000원)에서 24.80% 하향조정한 9만4000원을 제시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