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잇달아 일어난 에너지저장 장치(ESS) 화재 사고에 일부 시설 가동 중단을 권고했지만 후속 조치가 늦춰지면서 ESS 설치 기업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ESS 화재 사고는 모두 20건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ESS에 대한 가동중단을 요청했고, 지난 1월에는 민간사업장에서도 ESS가 별도의 건물에 설치되지 않았다면 가동을 중단한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배터리 생산업체인 LG화학도 자사 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에 가동중단을 요청하면서 전국의 사업장에 설치된 ESS 시설 수백개가 멈춰선 상태다.
ESS는 철강·화학·중공업 등 전기 사용량이 많은 기업이 설치하기 때문에 가동중단에 따른 손실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ESS 사업장 1400여 곳 중 최소 700여 곳이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통상 1Mwh 규모의 ESS가 한 달간 가동을 멈추면 평균 1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만약 4.5Gwh 규모 설비가 전면 중단되면 한 달 손해액만 450억원에 달할 수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ESS를 설치한 대부분 기업은 대출을 통해 설비를 설치했기 때문에 가동을 중단한다면 투자비는 물론이며 이자 상환 부담까지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긴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 달 말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