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초점] 자진해 죗값 치르는 양 은퇴 선언한 승리 등… 이제부터 시작이다

[쿡초점] 자진해 죗값 치르는 양 은퇴 선언한 승리 등…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진해 죗값 치르는 양 은퇴 선언한 승리 등…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사승인 2019-03-14 15:34:34

승리, 정준영, 최종훈에 이어 용준형까지 탈퇴를 선언했다. 승리는 그룹 빅뱅의 탈퇴를, 정준영과 최종훈은 활동 중단의 의사를 밝혔으며 용준형은 자신이 속한 그룹 하이라이트(구 비스트)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로 불거진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촬영 및 유포에서 이어진 ‘나비효과’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들이 밥벌이를 내려놓는다고 해서 죄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건은 복잡하다. 가장 먼저 승리가 성매매 알선 혐의에 휩싸였다. 2015년경 그가 7인의 지인들과 나눈 단체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가 공개됐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승리가 지인인 유모씨와 함께 설립한 유리홀딩스의 투자 배경에 성 상납이 있었다는 것이 골자다. 성 상납이 주효했는지는 미지수지만 성 상납을 의미하는 내용들이 난무했다. 이뿐 아니다. 승리는 타인의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포에 관해서도 묵인했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희롱했다. 결국 승리는 빅뱅 탈퇴를 선언하고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도 해지했다.

하지만 사건은 다른 쪽으로 번졌다. 해당 대화록이 누구의 휴대전화에서 유출됐는지가 규명되면서부터다. 해당 휴대전화는 가수 정준영의 것이었다. SBS는 지난 11일 정준영의 휴대전화 대화록을 공개했다. 대화록 속에는 정준영이 타인과의 성관계를 상습적으로 불법 촬영해왔으며, 해당 영상을 적극적으로 유포한 정황이 담겨있었다. 약 10개월간의 대화록 속에서 특정된 피해자면 10여명. 이밖에도 유흥업소에 출입하며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촬영, 희롱거리로 삼아왔다. 정준영은 13일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정준영이 출연 중이던 KBS2 ‘1박 2일’측은 정준영의 잠정 하차를 선언했다가, “‘잠정 하차’라는 말이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냐”는 네티즌의 거센 항의에 다시금 ‘완전 하차’라고 강조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정준영의 대화록에 함께하고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 용준형 또한 뭇매를 맞았다. 2015년 당시 정준영이 불법 촬영을 들켰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자, 이에 관해 “(상대에게)걸렸다고?”라고 되물은 대화록이 공개된 것이다. 용준형 측은 이에 관해 처음에는 “절대로 아니다”라고 잡아뗐으나 곧 본인이 맞다고 재시인했다. 이 과정이 매끄럽지도 못했거니와 일시적 회피로 보였음은 물론이다. 덧붙여 용준형 또한 불법 촬영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정준영의 불법 촬영 행위를 묵인했음 또한 지적받았다. 

용준형은 경찰 조사 후인 14일 자신의 SNS에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동영상을 받은 적 있다. 뿐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부적절한 대화도 했다. 이 모든 행동들이 너무나 부도덕한 행동들이었고, 제가 어리석었다”며 하이라이트 탈퇴를 선언했다. 용준형의 소속사 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 측은 “용준형이 책임을 통감하고, 그룹 이미지 실추 및 2차 피해를 막고자 당사와 협의 하에 2019년 3월 14일 자로 그룹 하이라이트를 탈퇴한다”고 설명했다.

최종훈의 경우 음주운전 후 경찰에 청탁, 보도를 무마한 정황이 포착됐다. YTN은 지난 13일 FT아일랜드 최종훈이 지난 2016년 3월 용산경찰서에 음주운전으로 단속됐을 당시 '경찰이 뒤를 봐줬다'는 뉘앙스의 글을 단체방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이후 최종훈은 경찰을 통해 "대중(언론)에 알려지지 않게 해달라"고 했으며 이후에도 담당 경찰의 생일에 축하 메시지 등을 보내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종훈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 측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훈은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경찰의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과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 이를 이행한 사실이 있음을 본인을 통해 확인했다"고 인정함과 동시에 최종훈의 연예 활동 전면 중단을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이를 받아들이는 연예인들 본인의 태도다. 승리는 자신의 SNS에서 활동을 중단하며 “지난 한 달 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이라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 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사뭇 억울한 듯한 뉘앙스다. 국내 수사기관들이 혐의를 가진 피의자를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며, ‘국민 가수’로 불려왔던 그의 이름값이 뒤집히는 것 또한 네임밸류를 누려왔던 만큼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덧붙여 그는 혐의대로라면 성매매 알선부터 시작해 ‘버닝썬’의 폭행 피해자, 그리고 성관계 불법촬영 영상 묵인 등으로 이미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 그런 그가 이제 와서 주변 모두에게 피해 주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용납이 가능한지 따져볼 일이다.

정준영은 13일 오전 입장문을 내 “내 모든 죄를 인정한다”며 “공인으로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범행에 해당하는 저의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행위들을 평생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용준형은 “이런 일로 저를 믿고 있는 멤버들과 팬분들의 신뢰를 저버리게 되어 정말 죄송하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최종훈은 소속사를 통해 “과거 자신의 그릇된 행동들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주위의 많은 분들께 실망을 끼쳐드린 점, 또한 자신으로 인해 팀에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서도 깊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사람 모두 반성은 강조했으나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드라마틱한 사건이지 드라마가 아니다. 이들은 혹시 죄인 역에 심취하고 있는 것일까. 용서를 구할 사람은 따로 있다. 대중들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다. “퇴학인데 자퇴인 척 하네.” 이들의 기사에 달린 한 네티즌의 답글이 이를 방증한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퇴출되어야 하는 사안에서, 자진해 죗값을 치르는 양 그룹을 탈퇴하고 활동을 중단하고 있다. 죗값은 아직 치르지도 않았다. 누구의 말마따나 인생은 실전이며 그들의 단죄는 이제 시작이다. 범죄자가 직업활동을 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며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아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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