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가습기 메이트' 판매사인 애경산업 고광현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이날 고 전 대표를 증거인멸 교사와 증거은닉 교사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양모 전 애경산업 전무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가습기 메이트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냈다. 그러나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유해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해왔다.
고 전 대표와 양 모 전무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와 이메일 등을 숨기거나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첫 수사 당시 정부가 유해성을 인정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 신현우 전 대표, 롯데마트 노병용 전 대표 등을 무더기로 기소한 바 있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애경에 넘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박철(53) 부사장도 지난 14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됐다.
다만 증거인멸이 핵심 혐의가 아닌 만큼 보강 수사를 통해 이들을 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가습기 메이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납품한 필러물산 전 대표 김모 씨가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달 13일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