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 천막 철거를 하루 앞두고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을 진행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17일 오전 10시 광화문 광장에서 희생자 가족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289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을 열었다. 광화문 분향소에는 세월호 희생자 304명 중 미수습자 9명과 희생자 6명을 제외한 289명의 영정이 놓여있었다.
이날 이안식에서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고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과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추모 낭독이 이어졌다.
박 소장은 “이곳은 촛불 항쟁의 발원지이자 중심지”라며 “304명의 영정을 빼고 분향소를 닫는 것이 끝이 아니다. 진실을 마주할 때까지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한 언론, 폭식 투쟁했던 ‘일베’ 회원, 옆을 지나 행진하며 욕설을 퍼붓는 ‘태극기 부대’도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못 했는데 광화문 분향소를 정리한다는 것이 가족들에게는 힘이 든다. 하지만 광화문 광장은 시민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이안식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영정을 옮기는 절차가 진행됐다. 사회자가 고인을 호명하면 희생자 가족이 나와 영정을 받았다. 영정은 천막 앞에서 검은 상자에 담겼다.
광화문 분향소에 있던 289명의 영정은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된다. 분향소 천막 14개 동은 18일 오전 10시 철거된다. 철거가 끝나면 이곳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마련된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