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터줏대감’ 위협하는 글로벌 대작 게임들

‘PC방 터줏대감’ 위협하는 글로벌 대작 게임들

기사승인 2019-03-21 05:00:00

국내 PC방에서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해외 인기 게임들이 그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스팀’, ‘오리진’, ‘유플레이’ 등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기반 게임들의 저변 확대 분위기가 나타난다.

미디어웹이 제공하는 ‘게임트릭스’ 국내 PC방 이용 순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국 밸브의 ‘도타2’가 11위, EA(일렉트로닉아츠)의 ‘에이펙스 레전드’가 13위에 자리했다. 각각 게임사 자체 플랫폼 스팀과 오리진을 통해 서비스 되는 게임으로 국내 PC방 제휴 타이틀은 아니다.

이용 시간 10위 이하 게임들은 그 점유율이 1%대 이하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타2는 1위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MOBA(멀티플레이어온라인배틀아레나) 장르로 스팀에서 최다 동시접속자 90만 이상을 기록, 꾸준히 글로벌 상위권을 지켜온 타이틀이라 눈길을 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지난달 5일 출시 후 1주 만에 누적 이용자 2500만, 동시접속자 200만을 돌파하며 ‘트위치’ 등 게임 방송에서 단숨에 최고 인기작 반열에 오른 화제작이다. 지난달 이용자 5000만을 넘어섰으며 PC방 점유율 2위인 ‘배틀그라운드’의 배틀로얄 슈팅 장르 최대 경쟁자로 꼽힌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한 국내 PC방 서비스 외에 스팀에서도 글로벌 동시접속자 약 80만 수준으로 도타2에 이어 2위다.

이 밖에 PC방 제휴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 락스타게임즈의 ‘GTA5’가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각각 스팀, 유플레이 플랫폼으로 서비스되며 지난 16일 20위, 28위까지 순위 고점을 찍고 19일 기준 25위, 42위에 자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PC방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게임들이다.

이처럼 비(非)제휴작들의 약진이 눈에 띠지만 아직 10위권 안쪽은 라이엇게임즈, 펍지, 블리자드, 넥슨 등의 PC방 공식 진출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에이펙스 레전드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캡콤의 스팀 타이틀 ‘몬스터헌터: 월드’가 PC방 점유율 10위권 내에 진입한 바 있지만 위치를 오래 지키지는 못했다.

반면 PC방 제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대형 타이틀이 국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에픽게임즈의 배틀로얄 글로벌 흥행작 ‘포트나이트’가 대표적으로 지난해 하반기 뒤늦게 국내 PC방에 진출했지만 점유율 40위권에서 고전하다가 70~100위권까지 밀려났다. 이날 기준 포트나이트는 91위에 머물고 있다.

기존 PC방 공식 제휴 게임들의 경우 플레이 시간에 따라 게임 내 추가적인 경험치나 아이템 등 혜택을 제공하거나 관련 이벤트 진행 등을 통해 이용자를 유인한다.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게임의 경우 추가적인 유인 없이 콘텐츠의 재미만으로 흥행을 노린다. 업계는 게임의 완성도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유비소프트 관계자는 “3개월 마다 진행하는 업데이트와 주기적인 밸런스 패치, 이용자 커뮤니티에서의 요청 사항을 바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쌓여 꾸준한 상승세를 이끄는 것 같다”고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성과를 평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서 매주 진행해온 e스포츠 경기도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2주차 경기에는 약 1031명의 관람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스팀 서비스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매 2주 한 번씩 진행해온 업데이트로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이것이 이용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정식 서비스 전이라도 우회 등 방식을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대중화 됐고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이용자들의 요구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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