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옥 옮겨 인력 줄여 브랜드 바꿔…허리띠 졸라 재도약

대우건설, 사옥 옮겨 인력 줄여 브랜드 바꿔…허리띠 졸라 재도약

기사승인 2019-03-30 05:00:00

대우건설이 계속되는 경영난 악화에 허리띠를 질끈 졸라맸다.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옥을 옮기는가 하면, 지난해 모든 사업부문에서 줄곧 인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또 최근엔 침체된 주택 시장에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아파트브랜드 푸르지오를 새롭게 리뉴얼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우건설, 그 고난의 시작은 = 대우건설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 건 1999년 외환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때 재계순위 2위를 자랑하던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대우건설의 고난이 시작했다. 그룹이 해체되면서 그룹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은 경영난에 빠졌고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관리 아래서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건설은 2004년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두 번째 주인으로 맞는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분 72.1%를 6조6000억원에 사들여 새 주인이 됐지만 무리하게 돈을 끌어 모아 그룹전체가 위기에 빠지며 결국 3년 만에 대우건설을 되팔았다. 

2009년 다시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대우건설은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새로운 주인이 된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산업은행은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만 3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산은은 대우건설을 민간에 복귀시키는 절차에 들어갔고, 7년 만에 호반건설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의 해외 추가 부실 우려로 발을 빼면서 매각은 불발되고 만다.

◇“포기는 이르다”…을지로 사옥이전 = 이같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우선 대우건설은 오는 6월 기존 종로구 신문로 사옥을 떠나 을지로4가 ‘써밋타워’로 새둥지를 틀 예정이다. 

써밋타워는 대우건설이 종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3구역에 짓고 있는 지상 20층~지하 8층, 2개 동 규모 프라임 오피스 빌딩이다.

현재 대우건설은 6-3구역 사업에 지분 33%를 투자해 면적 일부의 임차를 10년간 책임지기로 한 상태다.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도심권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마땅한 임차인을 찾기가 쉽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시 시행의 경우 시행업체와 함께, 시공은 단독시공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지난해 이 건물을 타 업체에 매각했다”며 “10년 책임 임차를 해주는 조건으로 소유권이 넘어 갔고, 제시한 임대료가 현재 광화문 사옥보다 저렴한 수준이어서 이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우건설은 기존 부동산 자산(빌딩)을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해당 빌딩은 앞서 대림산업의 플랜트사업부가 이전을 확정한 송도 IBS타워다. 2011년 8월 준공된 IBS타워는 임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책임임대차준공 계약을 맺은 대우건설이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대신 지불해 왔다. 현재 DB금융투자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이후 관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인력감축에 브랜드리뉴얼까지 = 인력감소도 이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전 사업부문에서 꾸준히 인력을 감소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 3분기 보고서를 보면 대우건설의 직원현황은 전체 5410명으로 나와 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토목 992명 ▲주택건축 2367명 ▲플랜트 1180명 등이다. 이는 2017년 전체 5804명에 비해 394명 줄어든 수치다. 각 사업부문별로도 ▲토목 -38 ▲주택건축-219 ▲플랜트 -248 등 감소가 이뤄졌다.

분기별로 살펴봐도 지난해 ▲2분기 5569명(토목980명·주택건축2429명·플랜트1278명) ▲1분기 5728명(토목1006명·주택건축2474명·플랜트1364명)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이 경비효율화를 추구한다”며 “대우건설도 그러한 차원에서 인력을 감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본사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새 출발을 알렸다. 경영난 악화와 함께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건설주택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난 악화까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리뉴얼을 통해 새롭게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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