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무승부 보궐선거, 사실상 범여권 완패…바른미래당 존립 위기

1대1 무승부 보궐선거, 사실상 범여권 완패…바른미래당 존립 위기

기사승인 2019-04-04 17:19:43

3일 경남 창원성산과 통원‧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각각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결과적으로 범여권과 한국당이 일대일 의석을 나눠가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범여권의 완패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을 향한 PK(부산‧울산‧경남)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창원성산 선거에서 민중당(3.79%)에게도 뒤진 3.57%의 득표율을 기록해 존립마저 위태롭게 됐다.

◇ 표면상 1대1, 사실상 범여권 패배=정의당이 의석을 가져간 창원성산 지역에서 두 후보(정의당 여영국 4만2663표 vs 한국당 강기윤 4만2159표) 득표수의 차이는 불과 504표였다. 이에 반해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4만7082표를 얻으며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2만8490표)를 여유 있게 이겼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무승부가 아닌 정의당의 신승과 민주당의 완패로 봐야한다고 풀이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여론조사기관) 소장은 “PK지역 중 범여권이 가장 우위에 있던 창원성산 지역이 접점 지역이 됐다”며 “형태상 무승부로 보이나 투표내용을 보면 여당이 더 곤혹스러운 결과”라고 했다. 

김병민 교수(경희대 행정학과)도 “PK는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의 지역이다.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과거 상황이 다시 연출된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탄핵 이후로 정당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탄핵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했다.

◇ 文정부 등진 PK 민심…차기총선 전 재정비 필요=PK지역 민심이 범여권과 문재인 정부 등 진보진영에 대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단 평가도 있다. 현정부의 정책방향과 이를 받아들이는 집권여당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근식 교수(경남대 정치외교학과)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통영‧고성 지역의 시장‧군수를 모두 석권한 민주당이 이번 보선에선 압도적으로 참패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PK지역의 싸늘한 민심이 드러난 셈”이라며 “차기 총선에서 이같은 여야의 맞대결 구도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민 교수 역시 “민주당은 이전까지 정부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이후 현역 의원들은 (차기총선을 앞두고)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면서 “새롭게 전열을 재정비 하지 않으면 PK지역에서의 총선 승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 바른미래당 존립 위태…야권 재편 가능성 높아=당 지도부 총출동에도 한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한 바른미래당은 존립 여부마저 논하게 됐다. 손학규 지도부 해체를 시작으로 정계개편 등 체제 변화가 불가피하는 평가다.

김병민 교수는 “바른미래당은 지난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투표율이) 5%도 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 브랜드로 내년도 총선을 치르기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면서 “결국 당을 나누거나 새롭게 바꾸는 것, 즉 정계개편밖에는 답이 없다”라고 했다.

김근식 교수도 “이번 선거 결과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 약화가 확인됐다”면서 “반(反) 문재인 연대를 위한 야권 재편 움직임에 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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