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사라졌던 건설사들의 TV광고가 다시 찾아온다. 최근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아파트 브랜드를 새롭게 바꾸고 TV광고를 집행했다. 현대건설도 새로워진 힐스테이트를 내세워 광고 집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아파트 광고는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이뤄지는 마케팅 일환이기 때문에, 이는 주택경기가 좋지 않다는 걸 반증한다고 주장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새로운 푸르지오 브랜드를 발표한 데 이어 대형건설사 중 선도적으로 광고캠페인을 진행했다. 대우건설이 2013년 상반기 푸르지오 브랜드 광고캠페인을 집행한 이후 몇 년간 주요 10대 건설사들은 사실상 브랜드 광고캠페인을 집행한 사례가 없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TV광고는 푸르지오의 새로운 철학을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표현했고 카피까지 완벽해 사내 시사회에서 높은 호평을 얻었다”며 “푸르지오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의 고귀한 삶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최근 현대건설도 TV광고 집행에 나섰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로고 콘셉트 변화 등 힐스테이트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한 데 이어 하반기 브랜드 TV광고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TV광고 집행은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현대건설도 최근 힐스테이트 로고를 한글로 통일하고 브랜드 철학도 구체화하는 등 새 단장을 마무리 한 만큼 자사 브랜드 띄우기에 본격 나선 셈이다. 다만 현대건설의 또다른 브랜드 디에이치의 TV광고는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는 전혀 없고 예산이나 시기, 어떤 걸 소비자에게 새롭게 알려야 하는지 등을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검토 중에 있다”며 “광고집행이 이뤄진다면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리뉴얼한 만큼 디에이치보다 힐스테이트 쪽에 초점을 맞춰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이같은 변화는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새롭게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했다. 또 광고효과로 얻은 브랜드 인지도가 아파트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기본 조건은 입지다. 위치에 따른 교육, 교통 등의 주거여건을 따진다”면서도 “같은 입지라면 좀 더 나은 브랜드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입지만큼이나 브랜드 요소도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이에 발맞춰 광고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교수(명지대 부동산학과)는 “아파트 광고는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집행된다. 경기가 좋을 땐 오픈만 해도 사람들이 몰려 분양이 이뤄진다”며 “최근 주택경기가 안좋으니까 집행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가치가 상승하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결국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