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물류가 화물연대 탈퇴 확약서에 서명을 거부한 화물배송기사 전원을 해고하자 화물연대가 명백한 ‘갑질’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부에 따르면, 농협물류는 지난달 30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화물연대 탈퇴와 단체행동 금지 및 이를 어길 시 계약해지 내용이 담긴 확약서(사진)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농협물류는 화물배송 기사들이 확약서 서명을 거부하자 이를 이유로 31일 이들에게 전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화물연대 서경지부 농협물류 안성분회는 같은 날 오전 6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해 지금까지 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농협물류는 화물노동자를 사장님이라 부르지만 운송사의 업무지시와 통제에 따라 노동하는 명백한 노동자”라며 “농협물류는 화물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체인 화물연대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연대 탈퇴 강요와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확약서를 강요하는 농협물류의 태도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나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농협물류 관계자는 “화물운송 사업자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운송사업자들이 화물연대 가입 후 단체활동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확약서 서명에 대해 현재 삭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사업자들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다만 화물연대가 개입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