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의료연구소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이용지도 연구보고서'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연구소는 언론 배부 자료를 통해 “지난 2월 건보공단 연구용역 보고서가 출처표시 없이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활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말하는 보고서란, 건보공단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지난 2018년 12월에 공개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Atlas) 구축 3차 연구’ 최종보고서를 말한다. 

연구소가 문제삼는 부분은 보고서의 ‘일차의료 아틀라스 개발’ 중 통원진료민감질환 부분이 2018년 8월에 발표된 ‘통원진료민감질환입원율의 지역 변이와 요인’ 논문의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지난 2월 보고서의 표절 의혹에 대해 건보공단과 보건복지부에 민원을 신청했지만, 답이 없자 표절의 증거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고서와 논문을 대조 분석해 “건보공단 보고서는 서론, 연구방법, 연구결과, 결론 모두에서 본문 기술 내용, 표, 그래프 등이 학위논문과 거의 모두 동일했다”면서 “보고서에는 학위논문을 출처로 표시하지 않았다. 이는 건보공단 보고서가 학위논문을 그대로 표절한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고서에는 ▲학위논문 기술된 내용 요약 ▲문장 중 일부 단어 변경·생략 ▲영문 한글 번역 ▲논문 부록에 있는 표·도표 본문 확대 ▲의료이용지도 색깔 변경 ▲글 순서 바꾸기 등으로 다른 내용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추가 의혹도 제기했다.

연구소는 “공단보고서의 연구책임자가 논문의 지도교수인 김윤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라며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의 연구비가 지급됐지만,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연구비를 유용한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구부정행위가 드러난 연구원에 법적 책임을 묻고, 이들을 정부 및 공공기관 연구용역에서 원천 배제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에도 건보공단 보고서의 표절의혹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이러한 주장에 대해 건보공단은 “연구책임자인 김윤 교수 연구진 중 한 사람의 박사 논문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보고서에 논문의 출처를 7번 정도 달았는데 출처를 안 단 부분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 표절 심의 중이다. 심의 결과는 6월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