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을 마셔도 특별하게…‘스페셜티커피’가 온다

한 잔을 마셔도 특별하게…‘스페셜티커피’가 온다

기사승인 2019-04-10 00:20:00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소비자 요구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셜티커피를 즐기는 일반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커피 전문점은 물론 개인 카페에서도 개성있는 커피를 선보이고 있다. 

스페셜티커피란 커피 전문가 단체인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가 정한 기준에 따라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생두를 말한다.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명확한 캐릭터가 발산해야 한다는 점과 생산농장과 품종이 분명해야 한다. 또 수확에서부터 가공까지 이력 추적이 가능해야 한다.

SCAA 산하 커피품질 연구소에서 인증을 받은 큐그레이더들은 SCAA 기준에 따라 각각 원두를 점수를 매겨 결정한다.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스페셜티 등급으로 분류하며, 90점 이상은 ‘나이티플러스커피’라고 구분한다. 75점부터 79점까지는 프리미엄 등급, 71점부터 74점까지는 하이커머셜 등급, 70점 이하는 커머셜 등급으로 구분한다. 

가격 역시 상당하다. 지난해 8월 파나마 스페셜티커피협회가 주최한 ‘베스트 오브 파나마’ 경매에서 ‘엘리다 게이샤(Geisha)’ 생두는 1파운드(453g) 803달러(약 91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1박스 가격으로는 4500만원에 달한다. 

스페셜티커피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1970년대지만 실제 산업으로 발전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국내 기준으로는 설탕과 크림 위주의 인스턴트 커피를 1세대로 본다면 우유와 소스 등 첨가물 커피를 2세대, 스페셜티커피를 3세대 커피로 보기도 한다. 

스페셜티커피의 시작은 미국이지만 국내 역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스페셜티커피 원두 감별사인 큐그레이더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은 세계 45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 중 2500명이 한국인이다. 정확한 규모 추정은 어렵지만 시장 규모 역시 2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국 카페 시장 규모가 4조9000억원인 점을 볼 때, 최대 20%가 스페셜티커피 시장인 것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원두 규모도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수입되는 스페셜티커피 원두 량을 3000톤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통상 생두 1㎏를 볶으면 800g이 되고 드립커피 한 잔에 20g 정도 사용되는 만큼, 이를 기준으로 단순계산 할 경우 1억2000만잔에 달한다. 가격 역시 스페셜티커피 가격을 약 5000원으로 잡을 경우 6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이 커지면서 프랜차이즈·유통업계 역시 소비자들이 손쉽게 스페셜티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SPC그룹에서 운영하는 스페셜티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업계 최초로 커스텀 커피 로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문 로스터가 매장에서 직접 기호에 맞게 커피 생두의 종류, 볶는 강도 등을 조절해 개인 맞춤형 원두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맛의 정도, 산미의 높낮이를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이디야커피도 최근 서울 논현동 본사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랩에서 맞춤형 로스팅과 포장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원두를 배합할 수 있도록 전문 바리스타가 상담한다. 소비자는 이 원두 중 스페셜티커피 원두를 골라 자신의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는 원두 리뉴얼을 통해 에디오피아 시다모, 콜롬비아 수프리모, 브라질 NY2 등 3개국에서 공수해온 원두를 블렌딩했다.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스페셜티커피 3종을 대표메뉴로 하는 전문 매장을 오픈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커피에 머물렀던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더 독특하고 개인적인 커피 찾고 있다”면서 “한 잔을 마시더라도 특별한 향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스페셜티커피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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