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에 이어가면서 철강·조선업계와 화학 업계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한국 석유공사 오피넷(Opunet)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중동 두바이유(Dubai),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모두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올해 초 50달러대를 유지했던 국제유가와 비교하면 30% 가깝게 급등한 상태다. 이처럼 유가가 상승한 이유는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승한 결과다.
이에 따라 철강, 조선업계와 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업황에 끼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유가 상승을 반기는 눈치다. 철강업은 유가가 지속 상승할 경우 후판·유정용 강관(원유 채취에 사용되는 강철관)판매가 증가해 수익 개선이 이뤄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유가 상승이 이뤄진다면 시추사 등의 원유 채취용 강관 판매가 늘어난다”며 “강관 판매량 등은 영업 기밀로 공개가 불가하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수익에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유가가 오르면서 해저에 매장된 원유를 채취하는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가가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관련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화학 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화학업계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나프타로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산화프로필렌(PO) 등을 생산한다. 생산된 PET, PO는 자동차, 가전 등의 분야에 사용되는 기초 원료다. 생산에 필요한 재료가 원유의 일부인 만큼 유가 상승이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화학업계 수익 둔화가 불가피한 상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통제가 불가한 변수”라며 “그럼에도 국제 유가의 등락은 수혜 업종에는 이익을, 반대되는 업종에는 수익성의 둔화를 가져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