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중 일부가 경보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소비자원은 일산화탄소경보기 14개 제품을 대상으로 한 성능 시험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산화탄소경보기는 공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250ppm에서 5분 이내, 550ppm에서는 10분 이내에 경보를 울려야한다.

오경보 방지를 위해 50ppm에서는 5분 이내에 작동해서는 안되며, 경보음량은 70dB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기준은 전기콘센트에 연결해 사용하는 ‘교류 전원형 일산화탄소경보기'에만 적용될 뿐 시중 유통제품의 대부분인 건전지 전원형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사대상 14개 중 5개(35.7%) 제품이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조사대상 14개 중 4개(28.6%) 제품은 1차(250ppm)·2차(550ppm) 경보농도 등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또는 오작동했다.

3개(21.4%) 제품은 경보음량이 52dB~67dB 수준으로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저농도의 일산화탄소도 장시간 흡입할 경우 혈액 내 일산화탄소헤모글로빈의 농도가 증가해 일산화탄소 중독(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유럽연합과 미국은 일산화탄소경보기의 최저 경보농도 기준을 각각 50ppm, 70ppm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250ppm으로 저농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이번 조사에서도 14개 중 13개(92.9%) 제품이 50ppm 또는 100ppm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규정된 작동시간 이내에 경보를 울리지 않아 국내 경보농도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기준과 설치에 대한 안내 역시 미흡했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일산화탄소경보기는 소비자가 구매해 직접 설치하는 제품으로 바닥·창문·환풍기 부근 등 부적절한 장소에 설치할 경우 경보가 울리지 않거나 지연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14개 중 설치위치 등을 안내하고 있는 제품은 3개(21.4%), 제품사용설명서 등을 제공하고 있는 제품은 7개(50.0%)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소방청에는 건전지형 일산화탄소경보기의 형식승인 등 기준 마련, 일산화탄소경보기의 경보농도 기준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