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교통사고라도 아이들의 경우, 신체적·심리적으로 미성숙해 후유증이 심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
화창한 날씨에 아이들과 나들이 가는 길에 접촉사고와 같은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 어린아이들은 보통 카시트에 탑승해 물리적인 충격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지만, 말이나 표현이 서툴러 가볍게 넘기기 일쑤다. 외상이 없어도 아이들의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대표적인 후유증은 수면장애다. 평소 잘 자던 아이가 자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자기 전 칭얼거림이 심하고 자다가 놀라서 깨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낮에는 사고 상황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거나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고 평소보다 짜증이 많아지는 정서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일종의 트라우마 증상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선 이 증상을 ‘야제증’이라고 일컫는데, 칭얼거리는 날이 길어진다면 단순 잠투정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다.
식욕부진이 오기도 한다. 사고 이후 평소보다 밥을 안 먹거나 양이 줄었다면 사고 당시 느낀 긴장감이 오래 지속되면서 장운동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식욕부진 외에도 헛구역질·복통·두통·배변활동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교통사고와 관련 없어 보여 놓치기 쉬운데 어떠한 증상이든 사고 후 전에 없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근골격계는 비교적 유연해 외상이 많지 않지만, 교통사고 후 편타손상이 일어났을 수도 있다. 편타손상은 사고 당시 놀라면서 인대나 근육이 긴장해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다. 검사상으로 이상이 없고 사고 당시 부딪힌 곳이 아니라도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 아이들은 근육통이 있어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더 관심이 필요하다.
박상구 전주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아이들은 사소한 사고라도 충격을 받으면 교감신경이 향진되고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기 쉬워 CT, X-ray 검사상 이상이 없어도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며 “아이들의 후유증은 적시에 치료하면 쉽게 호전되니 적절한 치료와 생활 관리로 극복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