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등 공인들의 불법 마약투약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손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온라인으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해봤다. 트위터에는 의외로 많은 게시물이 있었다. 기자는 직접 마약상으로 보이는 한 사람에게 대화를 걸어봤다. 마약 거래상 A씨의 게시물에서 텔레그램 아이디를 확인 후, 대화를 요청했다. 휴대전화에 대화 기록이 저장되지 않는 텔레그램으로 마약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였다.
A씨에게 해당 마약(필로폰)의 금액을 물어봤다. A씨는 “0.5g에 25만원”이라면서 “지금 0.5g이 다 팔려서 내일 가능하다. 오늘은 1g과 3g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답변이 늦어지자 “그럼 다음에 이용해주세요^^ 즐뽕하세요”라는 답변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기자임을 밝히고 취재를 요청했다. A씨는 “다들 위험 안고 하는 일”이라며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니 응하겠다”고 대답했다.
20대 후반인 A씨는 인터넷을 통해서 이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됐고 일한 지는 5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그는 “처음에 고액 알바라고 해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며 “마약인 줄도 모르고 건물에 (마약을) 붙이는 것을 했었는데 같이 일하는 형들이 사진으로 찍어서 반협박식으로 같이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 방식에 대해서 그는 무통장 입금을 통해 돈을 받고 임의의 건물에 마약을 숨겨 놓거나, 붙이는 방식으로 거래한다고 설명했다. 약의 출처에 관해서 묻자 “상선(도매상)으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얼굴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거래해 상선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고 주장했다.
얼마나 판매되고, 주로 어느 연령대가 구매하는지 궁금했다. A씨는 “주로 30~40대가 많이 사고 많이 팔릴 때는 하루에 50g(시세로 2500만원)까지 팔아봤다. 수입이 월 300만원 정도로 괜찮기는 한데, 사기도 많이 당하고 위험성도 커서 최근 경찰에 잡혀 들어간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특별한 인증방법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단순히 지역과 나이대만 확인하고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는 “채팅하는 내용으로 느낌으로 경찰인지 아닌지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다 걸러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진짜 약하는 사람들이 걸려서 조사관 앞에서 저희한테 연락하면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마약류 사범 단속 건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984건에서 2015년 1만1916건, 2016년 1만4214건, 2017년 1만4123건, 지난해는 1만2613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2015년 185.5㎏, 2016년 244.4㎏, 2017년 258.9㎏에서 지난해 517.2㎏으로 집계됐다. 이중 마약 밀수입으로 압수된 수량은 2016년 39.4㎏, 2017년 32.6㎏에서 지난해 298.3㎏으로 크게 증가했다.
대검찰청은 “‘인터넷 마약류 범죄 전담수사팀’ 및 ‘마약류 관련 용어 게시물 자동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불법 사이트 및 불법 게시물이 발견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삭제 요청하거나 추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마약 불법 판매 계정에 대해서 접속을 막기 위해 민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적인 문제로 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불법 유통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키워드 검색, 모니터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관계 부처가 역할을 더 충실히 하면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도 22일 현재 SNS를 통해 마약을 뜻하는 은어로 알려진 단어들을 검색하면 여전히 마약 거래상과 접촉할 수 있어 정부의 강도 높은 마약 근절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