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하청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원청업체와의 단체교섭권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하청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가 24일 오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하청지회는 “2017년 대우조선해양은 73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8년 최저임금은 1060원 올랐다. 하지만 하청노동자의 임금은 10원 한 푼 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당제 노동자는 일당이 삭감됐고, 시급제 노동자는 상여금 550%를 없애 최저임금을 맞췄다”면서 “2018년 대우조선해양은 1조2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 최저임금은 820원 올랐는데, 그러면 하청노동자 임금은 얼마나 올라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하청지회는 지난 2월 말부터 지난달 19일까지 대우조선해양 사내식당 12곳에서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임금인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하청노동자는 총 957명이며, 이 가운데 56%인 536명이 ‘최근 3년 동안 임금이 삭감됐다’고 답했다.
최근 3년 동안 1년 총 임금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하청노동자는 707명(74%)이나 됐다.
또 올해 임금인상에 대해 시급제 노동자의 58%인 311명이 ‘시급 2000원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일당제 노동자의 85%인 224명이 ‘일당 2만원 이상 올라야 한다’고 대답했다.
하청지회는 “결국 이 조사 결과는 원청업체가 하청노동자의 피땀을 쥐어짜 수천억원의 이익을 남겼으며, 이제는 하청노동자가 그동안 빼앗긴 임금을 되찾으려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이 같은 요구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에 하청지회와의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하청지회는 “폐업한 조선소 하청업체 대표들은 원청의 필요에 따라 노동자를 공급하는 바지사장에 불과했다고 고백하고 있다”며 “원청이 나서지 않으면 하청노동자의 임금인상을 불가능하다.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죽음의 외주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제=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