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를 5년 넘게 해외에 판매해 12억원을 챙긴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미국 국적 남성 A(39)씨와 한국인 아내 B씨 부부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 2월까지 수도권 5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거짓으로 통증을 호소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A씨는 미국인인데다 비보험으로 약을 처방받아 복지부에서 관리하는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에도 처방 내역이 남지 않았다.

이 처방받은 약을 인터넷을 통해 32개 국가 구매자에게 841회에 걸쳐 판매해 1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에 구속됐고 아내인 B씨는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2월 미국 국토안보부(DHS) 수사국으로부터 미국 세관에서 의료용 마약류가 숨겨진 수출품을 압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국가정보원·서울본부세관 등과 공조해 2개월간 집중수사했다. 그 결과 경찰은 A씨가 가짜 발송지를 기재한 국제택배에 책, 서류 등을 지속적으로 보낸 것을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자택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 72장과 ‘옥시코돈’ 45정이 발견됐다. A씨는  파스 형태인 펜타닐은 책이나 서류 안에 끼워서, 알약 형태인 옥시코돈은 컴퓨터 마우스 안 공간에 넣어 배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고자 판매대금은 모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받았다.

경찰은 다량의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병·의원 등을 상대로 식약처 등과 협조해 허위·과다 처방 사실에 대해 확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