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안전과 만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의료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연세암병원이 내놓은 답은 ‘치료결과’였다. 진료실적 위주의 양적 팽창이 아닌 치료성과를 내세울 수 있는 질적 성장으로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환자의 만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3월 1일 신임 암병원장으로 임명된 금기창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30일, 취임 기자간담에서 “이제 병원의 경쟁력은 진단부터 치료, 퇴원까지 얼마나 환자 중심으로 진행되느냐의 싸움”이라며 ‘난치성 종양의 극복’을 목표라고 밝혔다.
결국, 병원의 체계적인 치료과정 속에서 환자가 얼마나 제대로 빠르게 치료받고 좋은 결과가 나오느냐가 관건이자 가야할 방향이며, 친절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치료결과가 좋아야 환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반적인 암의 치료를 넘어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으로 남아있는 난치암까지 정복해 환자와 가족에게 미소를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이 같은 목표가 목표로 끝나지 않고 실현될 수 있도록 환자를 중심에 둔 3가지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연세암병원은 향후 암종별 센터의 진료역량을 높여 맞춤형 환자치료가 가능하도록 산하 암센터별 ‘책임제’를 도입한다.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진료의 효율과 센터의 운영, 심지어 예산의 편성 및 활용까지 각 센터장의 통제 하에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을 강조해 환자만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신약개발과 임상연구를 적극 지원할 방침도 세웠다. 기초 및 전임상연구 역량을 높여 최신의 효과적인 치료기법을 개발하고, 환자에게 빠르게 적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같은 생각은 이미 면역항암제 연구과제 수주나 10억원의 폐암신약개발 연구기금 확보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삼각형의 마지막 꼭지점은 연세의료원 차원에서 2000여억원의 금액을 투자해 국내 최초가 될 ‘중입자 치료기’의 성공적인 도입이다. 금 병원장은 “중입자 가속기를 2022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폐암, 간암, 췌장암 등 난치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피폭이 가장 낮아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외에도 금 병원장은 환자에게 가장 불안한 시기인 예약부터 첫 진료를 받을 때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1대의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2대의 CT(컴퓨터단층촬영기기) 등 각종 검사장비를 확충하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등 치료를 보다 원활하고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원데이, 올체크(One-day, All Check)’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병원의 가장 기본 설립목표인 ‘치료를 잘하는 것’이며, 이는 의료진 뿐만 아니라 암 환자와 그들의 가족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라며 “개원 이후 작년까지는 양적 성장기였고 이미 양적 성장이 최대 수준에 다다랐다. 이제부터 2022년까지는 질적 성장기다. 그 이후가 되면 세계적인 암 병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