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참나무가 알레르기 가장 많이 일으키고, 소나무의 항원성도 증가 추세
#꽃가루 날릴 때는 야외 활동 시간과 강도 모두 줄여야
글: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대표원장
봄 꽃이 만발하는 5월은 연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꼽히지만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는 가장 힘든 때가 되기도 한다. 꽃가루가 일으키는 알레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꽃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봄에는 나무 꽃가루, 특히 참나무와 소나무가 알레르기를 많이 유발하고 오리나무와 자작나무도 주의해야 한다.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적어도 이 네 종류의 나무가 많은 곳은 피해야 알레르기 비염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속 비강 점막이 특정 물질(항원)에 과민반응(알레르기)을 일으켜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최근 20~30년 새 나무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증가는 기후 온난화와 대기 오염, 산림 녹화와 관련이 있다. 전국적으로 조림 사업이 확대돼 나무 꽃가루가 늘어났으며, 기온 상승으로 꽃가루의 양은 물론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정도를 말하는 항원성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이 악화돼 호흡기 점막이 과민해지고 그 결과로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는 것이다.
꽃가루에 알레르기 있는 경우, 비염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눈이 붓고 가려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때로는 천식 증상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때문에 알레르기 전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봄 꽃가루는 참나무와 소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가 대표적이다. 사실 우리나라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중 가장 많은 수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꽃가루는 참나무다. 흔히 ‘도토리 나무’라고 불리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이 모두 포함된다. 참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의 약 40%를 차지해 4~5월에 꽃가루를 가장 많이 날리며 특히 아침에 심하다.
참나무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봄 꽃가루인 소나무는 꽃가루 양은 많지만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근래에는 과거에 비해 소나무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양성률도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나무 꽃가루는 5~6월에 최고조에 달한다.
참나무와 소나무 외에 오리나무와 자작나무도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킨다. 두 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데, 이 중 한 나무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다른 나무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가능성(교차 항원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오리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최근 30년 새 6배 정도 증가해 참나무나 소나무의 알레르기 피부시험 양성률에 근접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리나무는 3월에 꽃이 피고, 자작나무는 4~5월에 꽃이 핀다.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는 되도록 외출이나 야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가능한 한 시간을 줄이고, 운동과 같은 격렬한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 반응은 접촉 시간이 길고, 활동 강도가 강할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외출 후 귀가할 때는 손과 얼굴을 씻고 가능하다면 양치, 샤워, 머리감기로 최대한 꽃가루를 씻어내는 것이 좋다. 아울러 생리식염수로 콧속 비강을 씻어내는 코세척을 하면 비염 증상을 줄이고 다른 콧병을 예방하는데도 도움된다.
정리=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