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건설·에스앤제이산업, 하도급 둘러싼 ‘갑론을박’

삼양건설·에스앤제이산업, 하도급 둘러싼 ‘갑론을박’

기사승인 2019-05-04 05:00:00

원도급업체 삼양건설과 하도급업체 에스앤제이산업과의 법적 공방이 치열하다. 에스앤제이 측은 삼양건설이 최저입찰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감액을 요구했으며, 자재비나 노무비 등에 대한 설계변경 불가 항목 등을 계약 상에 쓰도록 해 당초 부당한 특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양건설 측은 에스앤제이가 가지고 있는 노무비 등의 문제를 공사 정상화를 위해 일정부분 해결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에스앤제이 측이 돌연 현장에서 철수해 그 손해와 책임은 고스란히 삼양건설이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삼양건설산업은 토목·건축업 등을, 에스앤제이산업은 건축·토목·조경·토목건축·도장·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업체다.

◇에스앤제이산업 “지속적인 갑질에 회사 망할 위기” = 3일 에스앤제이산업에 따르면 하도급업체인 에스앤제이는 현재 원도급업체인 삼양건설을 대상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자사에게 불공정 하도급거래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다.

두 회사는 앞서 ▲대전대학교 제5생활관 증축공사 ▲영등표교회 신축공사 ▲천주교 대전교구 원신흥동 성당 신축공사 ▲혜림교회 새 성전 신축공사 등 총 4개 사업지에서 철근콘크리트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앤제이 측은 삼양건설이 상기 공사를 진행하면서 자사를 대상으로 하도급 갑질을 했다고 주장했다. 에스앤제이 측의 주장은 크게 3가지로 ▲밀봉견적의 최저가 입찰 후 강제적 계약금액 시정 ▲발주처 도면 변경 시 물가변동에 따른 자재비나 노무비 등에 대한 설계변경 불가 ▲계약 전 공사포기각서 강제 청구 등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양건설은 대전대 생활관 증축공사, 원신흥동 성당 공사, 혜림교회 공사에서 당초 제시한 입찰견적보다 낮춘 금액으로 공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박성빈 에스앤제이산업 대표는 “이는 하도급법이 규정하는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라며 “최저가 입찰을 통해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설계변경이나 추가 시공 등을 해주겠다고 회유해서 금액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스앤제이는 당초 삼양건설이 발주처 도면 변경 시 물가변동(자재비, 노무비 등)에 따른 설계변경을 불가하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에스앤제이 측에 따르면 발주처 도면 변경은 통상 상당한 기간과 협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직접공사를 진행하는 하도급 업체는 선투입(선 원가 발생)에 따라 자금 손실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에스앤제이 측은 삼양건설이 일부 공사 지역에서는 선급금뿐만 아니라 하도급대금의 미지급 등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삼양건설 측에 당한 업체는 비단 우리뿐만 아니다”라며 “건설업계 내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계속 심해지고 악순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건설 “우리도 피해자…공사 중단 빈번” = 삼양건설 측도 할 말은 많다. 삼양건설은 가장 큰 문제로 에스앤제이산업이 공사도중 노무자들에 대한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공사 중단 상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손해와 책임은 고스란히 삼양건설이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삼양건설은 지연된 공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에스앤제이 노무자들의 임금 체불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다. 지역별로 대전대 현장 2억여원, 영등포교회 1억6000여만원, 원신흥동성당 현장 1억7000여만원의 금원을 대여해준 것. 하지만 에스앤제이 측은 해당 공사비를 받은 뒤 현장에서 철수했다.

삼양건설산업 장진노 법무팀장은 “공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부득이하게 에스앤제이사에게 총 5억3000만원 가량의 금원을 대여해줬다”며 “반면 에스앤제이는 이를 차용 후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 후 2017년 1월경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여금뿐만 아니라 후속업체와의 계약 건으로 그만틈 추가적으로 큰 비용 손실이 이뤄졌다”며 “현재 발주처에서도 압박이 들어오고 있어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또 “최저낙찰제인 경우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공사가 어느 정도 금액 하에 시공될 것이라는 기준이 세워지면 해당 범위 내에서 금액을 입찰한 업체를 정하는 방식이다”라며 “원도급업자 입장에서는 업체가 선정되더라도 범위 내에서 최대한 공사비를 줄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양건설은 영등포 교회 현장만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14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한 상태다. 일방적 계약 미준수 및 공사 중단으로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은 피해사례에 관해서다. 

뿐만 아니라 삼양건설은 나머지 현장에 대해서도 민사소송을 제기하려 했으나 실질적인 피해 금액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 팀장은 “나머지 현장에 대해서도 당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려 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에스앤제이가 교묘히 법인을 변경해 영업하는 등 승소 판결을 받더라도 회수할 수 있는 금원이 없는 관계로 일단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