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아닌 기회의 땅…롯데·신세계 양산빵 시장 공략

레드오션 아닌 기회의 땅…롯데·신세계 양산빵 시장 공략

기사승인 2019-05-10 03:00:00

레드오션으로 여겨졌던 양산빵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산빵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몸집을 키우기 있다. 2014년 3781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16년 4060억원으로 3년간 7.4% 증가했다. 

양산빵은 공장에서 가공을 마치고 편의점, 마트, 일선 슈퍼 등에서 바로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 단팥빵, 카스테라, 호빵, 크림빵 등이 대표적인 제품들이다.

이러한 성장은 국민 1인당 연간 빵류 소비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빵류 소비량은 90개로 2012년 대비 12개 늘어났다. 나흘에 한 번 꼴로 빵을 먹는다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전체 빵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편의점 매대 증가와 온라인 배송 증가, 식생활 변화 등이 영향으로 꼽힌다. 

소매시장을 들여다보면 제과점업 매출은 5조9388억원으로 93%에 달했다. 편의점, 마트 등 유통채널에서 팔리는 양산빵 매출은 4251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7.1%로, 글로벌 평균인 50%보다 훨씬 낮다. 이는 곧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최근 1~2인 가구 확대로 편의점 등 소비자와 가까운 판매채널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나자, 양산빵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양산빵 전체 매출의 약 40%가 편의점에서 발생한다.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양산빵 매출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양산빵 시장은 SPC삼립이 시장 점유율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롯데가 약 15%, 기타 중소브랜드들이 나눠가지고 있다. 

성장이 둔화된 식품시장에서 양산빵 시장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자 롯데와 신세계 역시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롯데제과는 2013년 양산빵 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했던 ‘기린’브랜드를 재출범하고 지난해 첫 제품을 선보였다. 기린은 과거 쌀로별, 소라빵 등의 탄탄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던 기업으로 50년에 가까운 연구개발과 제품생산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현재 롯데의 시장 안착은 합격점이다. 초반 성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랜드 출범과 동시에 선보인 ‘기린골드라벨’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00만개를 돌파했다. 롯데제과는 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전통적인 제빵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는 ‘슬로우 브랜드’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2월 양산빵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지속적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누적 판매량 25만개를 넘어선 ‘슈크림몽땅’의 후속작인 ‘소세지몽땅’을 출시하기도 했다. 소세지몽땅은 가용비를 강조한 제품 특성에 맞춰 빵 5개로 구성된 1세트의 가격이 6980원으로 개당 가격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종류의 소세지빵에 비해 1000원 이상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이마트24 등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압도적인 유통채널을 등에 업고 점차 판매채널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SPC삼립이 가지고 있는 점유율과 그간의 노하우는 강력하다”면서 “SPC삼립으로부터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넓어진다는 뜻”이라면서 “롯데·신세계 역시 유통·식품사업에서 일가견이 있는 업체인 만큼 빅데이터를 활용하거나 계열사간의 협업을 통한 독특한 제품으로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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