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은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존폐위기에 몰렸다고 불만이 거세다.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삼성카드 중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제외한 3개 카드사의 실적 악화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익은 지난해 1분기 717억원에서 올해 1분기 780억원으로 은행계열 카드사로는 유일하게 63억원 증가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1분기 1115억원에서 올해 1203억원으로 88억원 늘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비용효율성 제고 등을 통한 판매관리비 감축과 함께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요인 소멸에 따른 영향때문에 1분기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도 “자동차 캐시백 및 무이자할부 등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는 수익구조 개선 노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용 효율화, 건전성 관리를 통한 우량 고객 비중 증가로 대손 비용이 감소하는 등 내실 경영에 집중해 이익 감소 폭을 최소화 했다”며 “또 지난해 법인세 비용으로 인식했던 투자·상생 협력 촉진세 설정금액의 환입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부터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효과가 전기간에 걸쳐 반영되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내실 경영에 더욱 집중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391억원 대비 12% 줄었다. 이는 카드수수료 인하가 1월 말부터 적용이 돼 2월과 3월은 인하된 수수료가 반영이 돼 실적 감소에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는 1분기 당기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73억원) 감소한 1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된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순익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9%(153억원) 급감했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흥행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유효회원 수가 30만명 이상 늘었지만 카드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어든 것은 막지 못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순익 감소가 전부 반영되기 때문에 앞으로 순익 감소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매출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인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실적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들은 통신사, 대형마트 등 대형가맹점에 적격비용산정에 기반해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하고 적용하고 있지만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수수료 인상을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분기 순익도 지난달부터 카드사가 인상한 카드수수료율을 선반영 한 실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인상률이 낮아질 경우 카드사들의 실적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