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의 여파로 이웅열(64)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보유한 그룹 계열 상장사 지분 가치가 약 4000억원 증발하면서 종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코오롱 등 5개 상장사 지분 가치(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따른 잠재지분 포함)는 지난 10일 기준 총 4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제조·판매가 중단되기 직전인 시가총액(8116억원, 3월 29일 기준) 대비 4075억원(50.21%) 감소한 것이다.
인보사 사태 이후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생산업체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는 각각 66.33%, 57.45% 급락했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티슈진 지분 17.83%와 코오롱생명과학 지분 14.40%를 갖고 있다.
또 그가 지분(이하 잠재지분 포함)의 51.65%를 가진 그룹 지주사 코오롱 주가는 같은 기간 34.38% 떨어졌고 역시 그가 지분의 5.90%와 0.39%를 각각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의 주가도 각각 11.36%, 0.99% 내렸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월 31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일부가 의약품 허가 당시 제출된 자료의 기재 내용과는 달리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추정된다며 인보사의 제조·판매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코오롱 측은 인보사가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사례가 없었고 해당 세포의 종양 유발 가능성을 막기 위해 방사선 처리를 하는 등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품목 허가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인보사의 3차 임상시험을 중단함에 따라 코오롱그룹은 큰 타격을 받았다.
다만 이 전 회장 지분 가치가 반 토막이 됨에 따라 이 전 회장이 지분을 아들 이규호(35) 코오롱 전무 등에게 물려줄 경우 상속세 부담은 크게 줄게 됐다.
앞서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사태가 터지기 약 넉 달 전인 작년 11월 말 전격 퇴진을 선언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면서 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벌·코오롱글로텍에서 퇴직금 411억원 등 총 455억원의 보수를 받아 작년 대기업 총수를 포함한 상장사 임직원 중 보수 1위에 올랐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