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사가 금융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디지털전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보험과 증권의 디지털전환 속도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의 디지털전환 추진 현황’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은행 17개, 카드 8개, 보험 41개, 증권 42개 등 총 108개 금융회사다.
조사 결과 올해 108개사 중 71개사(65.7%)가 총 164건의 디지털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배당된 예산은 총 5845억원(회사당 평균 82억3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권역별로 보면 은행은 17개사(100%), 카드 8개사(100%), 보험 32개사(78.0%), 증권 14개사(33.3%)에서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디지털전환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은행이다. 17개 은행은 총 4005억원의 디지털전환 예산을 배정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10건)가 가장 많았고 영업점 디지털화(9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8건) 등 총 48건의 디지털전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8개 카드사(100%)에서 총 18건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고, 총 420억원(회사당 평균 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주요 사업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서비스 도입·확대(6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4건) 등이다.
보험사의 경우 32개사가 69건의 사업에 총 1026억6000만원을 투자한다. 증권사 14곳은 29건의 사업에 392억7000만원을 쓰기로 했다.
은행과 카드사가 100% 디지털전환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달리 보험사는 78%, 증권사는 33.3%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별로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확대가 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A) 등 내부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37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고도화 26건 순이었다.
금융사 10곳 중 6곳(63곳·58.3%) 꼴로 디지털 전담조직을 두고 있었다. 조직에는 평균 56.4명의 인력이 배치됐다. 10곳 중 6곳(64개사·59.3%)이 디지털 전문인력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디지털전환 기준을 신기술을 활용한 내부 업무환경 변화, 대고객서비스 디지털전환 등으로 한정했다”며 “기존의 전산시스템 개선 등 사업과 예산은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으로 보안·운영·내부통제 측면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사의 책임 있는 혁신을 지원하고 유도하는 한편 디지털 리스크에 대한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