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빅3’가 지난 1분기(1~3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봉형강과 판재류 제품의 시황 개선에 힘입은 동국제강은 웃었지만, 업계 1, 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급격한 원자재가(철광석) 상승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포스코는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1조2029억원의 영업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2위인 현대제철도 27.6% 줄어든 2124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업계 ‘빅2’의 수익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이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탓이다.
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톤당 80달러대를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들어 95달러까지 급등했다. 이는 주요 광산업체인 브라질, 호주 등에서 천재지변으로 인해 공급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먼저 올해 1월 브라질 대표 광산업체 발레(Vale)의 광산 댐이 붕괴되면서 3월 철광석 수출량이 2219만톤으로 올해 2월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게다가 최근 호주 필바라(Pilbara) 지역 철광석 대형항구에서 사이클론이 발생했다. 그 결과 현지 광산업체 리오 틴토(Rio Tinto)는 생산 차질을 선언했다. 대표적 글로벌 광산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영향으로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제품 판매가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만약 원재료 가격이 급하지 않게 올랐다면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겠지만 올해처럼 천재지변을 비롯한 공급차질로 가격이 치솟았다면 판매가에 반영하기는 어렵고, 그 결과 1분기 영업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공급차질로 우울한 성적표를 받은 업계 1·2위와 달리 업계 3위 동국제강은 봉형강 제품의 판매단가 인상과 후판, 냉연강판 등 판재류 제품의 수요처 다변화로 수익이 대폭 개선됐다.
회사는 1분기 영업익만 전년 동기 대비 134.5% 늘어난 483억원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당기순이익도 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에 더해 브라질 CSP제철소의 영업수익이 전분기 대비 230억원 가량 개선됐다는 게 동국제강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철강사들이 급등한 철광석 가격을 제품 판매가에 적용하지 못하면서 1분기 영업익이 더 좋지 못했다”며 “하반기 철강사들이 가격 협상을 통해 주요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