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vs정부,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엇갈린 시각

시장vs정부, 서울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엇갈린 시각

기사승인 2019-05-21 05:00:00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화 여부를 두고 정부와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최근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비롯해 그간 진행됐던 대출규제 등 부동산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업계는 서울 수요 이탈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 “부동산 대책 효과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정부가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고양창릉(3만8000가구)과 부천대장(2만가구)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도 내 중소규모 대상지 총 28곳에 11만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중소규모 대상지는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 군부지 등 26곳으로 총 5만2000가구가 공급된다. 서울권은 1만가구 규모다. 대표적으로 사당역 복합환승센터(1200가구)와 창동역 복합환승센터(300가구), 왕십리역 철도부지(300가구) 등이 포함됐다.

나머지 4만2000가구는 경기권으로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거나 신규 노선이 계획된 곳들이다. 대상지는 안산장상(신안산선 신설역), 용인구성역(분당선 구성역, GTX A 신설역), 안양인덕원(4호선 인덕원역) 등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입지를 이같이 정한 데는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 정부는 이를 통해 주택시장 안정과 실수요자에 내 집 마련 기회 제공 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박선호 1차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9·13대책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보유세가 6월1일 기준으로 부과되며 양도세도 체감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9·13 대책 이전 서울 집값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그 하락폭 적기에 추가적인 하락 요인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심과 신도시 공급물량이 충분해 공급측면에서도 안정요인이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해 심리적으로 (집값 하향 안정세에) 영향을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실제 서울 주택상승률 10%정도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행정구역에 얽매여서 서울주택 수요는 서울에 경기도는 경기도에 해야 한다는 것은 낡은 사고방식이다”라며 3기 신도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대변했다.

◇업계 “서울 새 아파트 수요 여전해”

일각에선 이번 3기 신도시로 인해 서울지역 실수요자들이 이탈, 서울 분양시장은 수요 감소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기지역 주택은 서울 주택가격 보다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서울 수요 이탈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신규택지 조성부터 분양까지 가는 데에는 최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규택지 조성이 서울지역 분양시장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의미다. 또한 서울지역의 탄탄한 인프라 또한 서울 수요 이탈이 어려운 이유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신규택지 조성 및 첫 분양까지는 예상보다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지역우선 등 분양자격을 갖추기 위해 몇 년을 미리 움직일 경우 출퇴근이나 교육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서울에서 이탈하는 수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분양시장은 정부의 규제 정책에도 아랑곳 않고 활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2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지만 서울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115건으로 전년 동월 82건 대비 40.2% 늘어났고 전월 93건 대비로도 23.7% 증가했다. 

4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동대문구(20건), 양천구(17건), 동작·송파구(11건), 성북구(10건), 강남구(9건), 영등포구(7건), 강동·광진구(6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도 현재 54건으로 전년 동월 56건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06건에 머무르며 전년 동월 6199건의 38.8%에 그쳤다. 더욱이 지난달까지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620건으로 1~4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거래부진을 이어가 분양권 거래량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청약시장에서도 감지된다. 특히 최근 강남권 분양이 개막한 가운데 이들 강남권 신규 분양 단지들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대출규제와 고분양가로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는 등 진입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꾸준하다.

올해 강남권에서 첫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4569만원으로 전용 84㎡ 기준 최고 16억4450만원이다. 이 단지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62가구 모집에 996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16.06대 1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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