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벌이는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중국 ‘어부지리’ 누리나

배터리 전쟁 벌이는 LG화학 vs SK이노베이션…중국 ‘어부지리’ 누리나

기사승인 2019-05-24 00:20:00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쟁 격화에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이 어부지리를 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전쟁’이 맞소송으로 확전(擴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2차전지(전기차 배터리) 업계 선두주자인 LG화학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핵심 인력·기술 유출, 침해 여부를 두고 큰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이하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관련 인력유출,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하며 SK이노의 셀,팩, 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SK이노베이션은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와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다”며 “LG화학에 제기한 이슈에 필요한 법적인 절차들을 통해 확실히 소명할 것”이라며 사실상 맞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양사의 갈등이 지적재산권과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필요한 소송전이라도 ‘남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의 기업들에 국내 기업의 갈등이 인력 유출 등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통신사 소후는 23일 “한국 리튬이온 배터리 회사들이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 인재 유출 속도는 세계 최고”라고 보도했다.

이어 소후는 중국 배터리 기업이 한국 인재를 빼가고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전했다. 매체는 “중국이 배터리 굴기를 준비하면서 대규모 투자하는 시점에 한국의 고급 인력은 중요한 자원”이라며 “이미 중국 주요 배터리 회사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등 대기업의 R&D 및 엔지니어링 인력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재 빼가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규모 투자 외에도 고급 인재(배터리 업계) 모셔오기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은 기술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노골적인 인력 빼가기 속내를 드러냈다.

국내 업계 전문가들도 국내 기업끼리 갈등에 ‘남 좋은 일’만 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전문가는 “핵심기술 보호 측면에서 소송이 틀린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우리 기업끼리 싸움은 쟁쟁한 중국계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 중국 기업 좋은 일만 하는 일이 될 우려가 크다.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가 요구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소모적인 갈등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국내 인재가 양사 갈등에 중국으로 발길을 돌릴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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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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