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침몰로 한국인 사망·실종 26명… 이틀째 추가 구조 소식 없어

헝가리 유람선 침몰로 한국인 사망·실종 26명… 이틀째 추가 구조 소식 없어

기사승인 2019-05-31 08:37:58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9일(현지시간)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야경을 보기 위해 빌려 탄 유람선이 다른 유람선에 추돌 후 침몰해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우리 정부는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하면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31일 연합뉴스는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은 좋지 않은 날씨 속에 사고 유람선이 다른 대형 크루즈선에 들이 받힌 뒤 침몰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헝가리 현지 언론과 경찰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밤 9시 5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4시 5분)께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머르기트 다리 인근에서 다른 크루즈선에 추돌한 뒤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0명과 여행사 직원·현지 가이드 등 3명, 헝가리인 선장·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여행을 하던 한국 관광객들로, 여행사 측은 자사 인솔자를 포함해 모두 31명이 탑승했고 현지에서 가이드 등 2명이 합류했다고 밝혔다.

현지 당국은 사고 후 14명을 물 밖으로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7명이 숨지고 7명은 생존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국인 19명은 사고 발생 이틀째인 30일에도 아직 실종상태에 있다. 사망자 7명 중 2명은 신원이 확인됐다.

구조된 7명은 인근 병원 3곳에 나뉘어 후송된 뒤 진료를 받았다. 현지 언론은 부상 상태가 비교적 가벼운 6명이 30일 퇴원한 뒤 현지 대사관 측의 지원 아래 호텔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구조된 1명은 늑골을 다쳐 당분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승객들은 사고 당시 갑판에 20여명이 있었고 선실에 10여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관광객을 인솔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가족 단위 관광객 9개 팀이 탔고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라고 밝혔으나 6세 어린이와 71세 승객도 있었다.

헝가리 소방 및 경찰 당국은 다뉴브강 선박 운항을 일부 통제하고 이틀째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불어난 강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선박은 머르기트 다리에서 3m 정도 떨어진 곳에 침몰해 있다.

현지 M1 방송은 다리 인근에서 군 소속 선박이 '허블레아니'를 찾아냈으며 고무보트를 탄 군 잠수사들의 모습도 보인다고 전했다.

헝가리 경찰은 여러 단계를 거쳐 선박을 인양할 것이라며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배의 위치를 부표 3개에 표시하는 등 인양 초기 작업이 시작됐으나 구조 당국은 다뉴브강 수위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실제 인양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구조된 한국인 관광객의 통역을 돕는 현지 교민은 연합뉴스를 통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작은 유람선이 큰 유람선과 충돌한 것 같다. 구조된 사람 중 한 분은 ‘큰 유람선이 오는 데 설마 우리를 (들이)받을까’라고 생각했는데 두 배가 부딪치고 전복이 됐다고 한다”고 당시 사고 상황을 전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유람선 사고 현장에 신속대응팀을 급파하는 등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급파하도록 하는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하고 국내의 피해자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고 상황을 공유할 것 등을 지시했다.

강 장관은 사고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 접견 등 이날 오전에 잡혔던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밤(한국시간) 부다페스트로 이동했다.

주헝가리 대사관은 현장대책반을 구성하고 현장에 영사 인력을 급파하는 한편, 피해 상황 파악과 함께 구조된 관광객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소방청은 심해잠수요원 9명 등 12명의 국제구조대를 이날 오후 현장으로 보내 외교부 소속 6명과 함께 신속대응팀을 꾸려 수색작업 등을 하도록 했다.

또 여행사 측도 현장에 직원 5명을 보내 상황을 파악 중이며, 본사 임원 등을 현지로 파견해 사고 피해자 및 사망자 유가족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인 피해자 가족 40명은 31일(한국시간) 새벽부터 부다페스트로 출발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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