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화된 LG-SK 배터리 소송전…美 ITC 영업비밀 조사 개시

본격화된 LG-SK 배터리 소송전…美 ITC 영업비밀 조사 개시

기사승인 2019-06-01 00:30:00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2차전지)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거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기술유출 소송의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ITC는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 리튬이온 배터리, 배터리셀, 배터리모듈, 배터리팩, 배터리부품 및 이를 만들기 위한 제조공정에서 영업비밀 침해가 있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조사를 개시한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ITC는 “곧 담당 행정판사(Administrative Law Judge)가 배정될 예정이며, 담당행정판사가 관세법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리게 되며, 이후 ITC위원회에서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관련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조사 개시 이후 45일 이내 완료를 목표로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정책상의 이유로 승인하지 않는 한 개선 명령은 60일 이내에 최종 완료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사는 ITC의 조사개시 결정에 각자 경쟁사를 향한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먼저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이하ITC,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관련 인력유출,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한 만큼 이번 조사를 통해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조사개시 결정을 환영한다”며 “경쟁사의 부당한 영업비밀 침해 내용이 명백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소송을 계기로 2차전지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ITC의 관련 절차가 시작됨에 따라 이번 소송이 전혀 근거가 없다는 점을 적극 소명해 나가겠다”며 “소송이 안타깝지만, 절차가 시작된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노하우와 기술력을 입증하는 기회로 삼겠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가운데 양사의 갈등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도 ‘남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의 기업들에 국내 기업의 갈등이 인력 유출 등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학계 전문가는 “핵심기술 보호 측면에서 소송이 틀린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우리 기업끼리 싸움은 쟁쟁한 중국계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 중국 기업 좋은 일만 하는 일이 될 우려가 크다.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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