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기술 분야 전쟁으로 확전하는 양상 속에서 11일 IT·가전 박람회인 'CES 아시아 2019'의 막이 올랐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 행사에선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박람회는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를 주최하는 미국의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주최하는 아시아 지역 행사다. 참가 기업 절대다수가 중국 기업이어서 미국의 '기술 굴기' 견제에 맞선 중국 업계의 첨단 기술 개발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참여한 개별 기업 중에선 미국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공급망 붕괴로 위기에 처한 화웨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웨이는 앞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5G 네트워크 구축 분야를 선도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 기업들로부터 반도체 칩과 운영 프로그램 등을 조달하기 어려워지면서 '독자 생존'의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따라서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화웨이가 새로운 기술과 구체적인 향후 사업 계획을 밝히며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최 측은 이날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화웨이의 샤오양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선정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CES 아시아 2019'는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및 커넥티드카 등 첨단 자동차 기술, 증강·가상현실(AR·VR), 로봇 등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올해는 특히 5G 기술 동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부터 로봇, 자율주행차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CES 아시아 2019' 무대에서 방대한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전초전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2025년까지 5G 산업 발전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 산출액이 10조7000억 위안(18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AI 부문에서는 SK로부터 투자를 받은 중국 AI 컴퓨팅 기업 호라이즌 로보틱스와 중국의 대형 AI 기술 기업인 아이플라이텍 등이 최신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CES 아시아 2019'는 55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이날 상하이 푸둥신구의 신국제엑스포센터(SNIEC)에서 시작됐다. 행사는 13일까지 3일간 열린다.
이번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하는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0여개의 한국 기업은 대규모로 전시장을 마련하지 않는 대신 소규모 전시 공간 또는 미팅룸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개별적 제품 시연과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