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적발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보험사기가 점차 조직화·지능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79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보다 680억원(9.3%) 많은 금액이다.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줄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8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금감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7년 253억원에서 2007년 2045억원, 2014년 5997억원, 2015년 6549억원, 2016년 7185억원, 2017년 7302억원으로 현재 8000억원 수준까지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토바이 배달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적발 사례를 언급하며 “오토바이는 만 16세부터 면허 취득이 가능하고, 배달 아르바이트 자리가 늘면서 용돈마련 등을 위한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청소년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음식점에서 식사 후 위염이나 장염에 걸렸다고 허위신고를 해서 보험금을 타낸 사례도 적발됐다. 음식점이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점을 이용해 사고내용을 조작 청구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런 수법으로 2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이들을 적발했다. 이들은 약 20건의 허위사고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보험 사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빅데이터 활용 등 보험 사기를 적발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보험 사기에 대응하기엔 벅차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과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제보 포상금 강화 등 보험 사기 내부 고발을 유도하는 방안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보험사기 조사권을 가지지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 중 하나다. 정치권에서 너무 과도한 보험사기 조사가 불특정다수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병원이나 보험설계사, 정비업체 등 조직적인 형태의 보험사기가 늘고 있다”며 “새롭게 증가하는 보험사기 유형을 진단하고 적발시스템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