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A(89)씨를 밤새 병원 차량에 방치해 숨지게 했던 전북 전주의 한 병원이 검안서에 사망원인을 '병사'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전주 모 병원 책임자 B(66)씨 등 2명에 대해 의료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병원 직원 C(62)씨 등 3명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달 3일 전북 진안에 있던 환자 33명을 병원 승합차로 전주 소재 병원으로 옮기던 중 병원의 부주의로 A씨를 차량에 방치했다. A씨는 밤새 방치됐다가 다음 날 오후 1시 병원 승합차에서 발견됐지만, 발견 15분 만에 사망했다.

당시 병원 관계자는 많은 환자를 한꺼번에 옮기다 보니 명단 확인을 못한 것 같다며 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원은 A씨가 승합차 안에 갇혀 숨졌는데도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것이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는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이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사인을 ‘열사’로 추정할 수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검안서에 사인을 ‘병사’로 적은 것으로 보고 해당 병원이 고의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판단,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